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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수원 파란 물결, 서울 빨간 불길 덮쳤다

중앙일보 2012.04.02 00:11 종합 24면 지면보기
1일 수원 삼성과 FC 서울의 K-리그 ‘수퍼 매치’가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 앞쪽의 붉은색 서울 응원단을 푸른색 수원 응원단이 3면으로 둘러싼 가운데 열띤 응원전이 펼쳐지고 있다. 수원이 2-0으로 승리,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수원=뉴시스]


푸른 물결이 붉은 물결을 압도했다. 수원 삼성의 홈구장 빅버드에서 열린 적(赤)과 청(靑)의 61번째 맞대결에서는 수원의 파랑만 넘실댔다.

수원, 수퍼매치 2-0으로 이겨
서울 5위로 끌어내리고 1위 올라
4만5192명 … 수원구장 역대 최다



 K-리그 최고의 더비 매치 수원과 FC 서울의 수퍼매치가 열린 1일. 두 팀 서포터스는 경기 시작 두 시간 전부터 빅버드로 쏟아져 들어왔다. 수원의 파랑 유니폼, 서울의 빨강 유니폼을 입은 팬들은 자기 팀의 응원가를 부르고 구호를 외치며 분위기를 달궜다. 이날 빅버드에는 4만5192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빅버드 역대 최다 관중이었다.



 드디어 킥오프. N석에 있는 수원 서포터스 ‘그랑블루’가 카드섹션을 펼쳐보였다. 파란 바탕에 노랑 글씨는 ‘북패정벌’이었다. ‘북패’는 2004년 연고지를 안양에서 서울로 옮긴 FC 서울을 두고 수원 팬들이 ‘북쪽에 있는 패륜’이라며 비꼬는 말이다.



선제골을 넣은 박현범(오른쪽)과 쐐기골을 터뜨린 스테보.
 윤성효 수원 감독은 공격 선봉에 라돈치치(1m92cm·89kg)와 함께 스테보(1m88cm·84kg)를 내세웠다. 두 선수 모두 공중전에 강하고 파워로 승부하는 스타일이라 역할이 겹친다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윤 감독은 “스테보와 라돈치치는 체격은 비슷하지만 축구 스타일은 다르다”며 걱정하지 않았다.



 반대편 S석에 자리잡은 서울 서포터스 ‘수호신’은 자신들의 빨강 유니폼이 그려진 대형 통천을 펼쳤다. 자부심의 표현인 동시에 수원처럼 상대를 자극하지 않겠다는 점잖은 대응이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경기 전 “수원이 우리와의 대결을 앞두고 승점자판기니, 북벌이니 하며 오버했다. 우리가 두려워서 그런 것 같다. 결과로 말하겠다”며 비장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수원 선수들의 결의와 집중력이 한발 앞섰다. 수원 선수들은 오른쪽 어깨에 검은 리본을 달고 뛰었다. 수원 수비수 곽광선이 전날 부친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이 일이 선수단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 전반에만 두 골을 몰아쳤다. 전반 24분 수비형 미드필더 박현범이 선제골을 넣었다. 에벨톤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려준 볼을 박현범이 수비 뒷공간으로 파고들어 발리슛, 서울의 골문을 열었다.



 두 번째 골은 이날 첫 호흡을 맞춘 라돈치치-스테보의 합작품이었다.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관중 폭행으로 징계를 받아 나서지 못하던 스테보는 이날 라돈치치와 위치를 바꿔가며 서울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 34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골 찬스를 잡은 라돈치치가 욕심내지 않고 가볍게 밀어준 볼을 스테보가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윤 감독은 경기 후 “라돈치치와 스테보를 동시에 투입해 변화를 준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2-0으로 승리한 수원은 4승1패(승점 12)로 선두였던 서울(3승1무1패·승점 10)을 5위로 끌어내리고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서울전 4연승을 거둔 수원은 역대 서울전 우위(27승14무20패)를 이어갔다. 광주는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동점골로 강원과 1-1로 비기며 승점 11(3승2무)로 2위로 올라섰다. 인천과 경남은 득점 없이 비겼다.



수원=오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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