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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잘 당황해합니까?

중앙일보 2012.04.02 00:10 경제 12면 지면보기
곰과 맞선다면 어떻게 싸우겠나, 기린을 죽이려면 어찌해야 할까…. 미국 월가의 인턴 면접 때 나온 이색 질문들이다. 월가의 면접을 헤치고 나온 이들은 “이런 질문을 받아도 당황해해서는 안 된다. 냉정을 유지하고 자기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지를 보려는 것이다”고 조언한다.



 면접을 볼 때 예상 밖의 질문을 받더라도 이들의 조언처럼 당황해해서는 안 된다. 놀라거나 다급해 어찌할 바를 모르다고 할 때 ‘당황해하다’는 말을 흔히 사용하지만 이는 맞춤법에 어긋나는 표현이다. “당황해해서는 안 된다”는 “당황해서는 안 된다”를 잘못 표현한 것이다.



 ‘-어하다’는 형용사를 동사로 만들 때 사용한다. 형용사 ‘황당하다, 창피하다, 초조하다, 불안하다, 행복하다, 궁금하다, 미안하다’에 ‘-어하다’를 붙여 ‘황당해하다, 창피해하다, 초조해하다, 불안해하다, 행복해하다, 궁금해하다, 미안해하다’와 같은 동사를 만든다.



 ‘당황하다’의 경우 뜻밖의 일에 가슴이 두근대거나 매우 급한 나머지 어찌할 바를 모르는 행동을 나타내는 동사이므로 ‘-어하다’를 붙일 필요가 없다. ‘당황하다’를 ‘당황해하다’로 쓰는 것은 동사를 형용사로 착각한 데서 비롯된 일이다.



 ‘실망해하다, 분개해하다, 감탄해하다, 감동해하다, 감격해하다’ 등도 동사를 형용사로 착각해 쓸데없이 ‘-어하다’를 붙인 것이다. 동사 그대로 ‘실망하다, 분개하다, 감탄하다, 감동하다, 감격하다’로 사용해야 바르다. ‘감사하다, 연연하다, 만족하다’ 등의 경우 형용사와 동사 두 가지 뜻을 모두 지니고 있으므로 각 품사에 알맞게 활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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