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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새노조 - 장진수 - 이재화 ‘공조’ … 총선용 기획 폭로

중앙일보 2012.03.31 00:52 종합 3면 지면보기
박영선 민주통합당 의원(가운데)이 30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불법사찰 관련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왼쪽은 서초을에 출마한 임지아 후보. [뉴시스]


2600여 건의 불법 사찰 내용이 담긴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문건은 재판을 받고 있는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옛 주사)과 파업 중인 KBS 새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공동으로 입수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또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후보 30번이자 MB정권비리 진상조사특별위원회 위원인 이재화 변호사는 30일 새벽 장 전 주무관을 통해 문건을 건네받았다고 한다. 이 변호사는 불법 사찰 은폐 의혹 폭로와 관련해 장 전 주무관의 변호를 맡고 있다.



 여기다 폭로 시점도 오는 4·11 총선 선거운동기간의 시작 첫날인 29일이라는 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야당이 기세를 선점하기 위해 기획 폭로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30일 검찰 등에 따르면 이번에 폭로된 문건들은 2010년 7~8월 서울중앙지검이 민간인 불법 사찰 1차 수사를 할 때 이미 확보됐다. 당시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점검 1팀 직원이던 김기현씨의 노트북에서 삭제된 자료를 복구하고 그에게서 USB를 확보했었는데 거기에 들어 있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당시 수사 관계자는 “그 자료를 CD로 만들어 법원에 증거로 제출했었다”며 “해당 USB에 있던 김종익 KB한마음대표와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 불법사찰 부분은 조사해 사법처리했다”고 말했다.



 문건 입수 경위에 대해 ‘리셋 KBS뉴스9’ 제작진의 한 기자는 30일 “당시 재판 기록을 근거로 대법원에 자료 열람 등사 신청을 해서 자료를 확보했다. 자료 열람 과정에서 사건 당사자인 장 전 주무관과 함께 갔다”고 설명했다. 장 전 주무관은 현재 불법 사찰 사건과 관련해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대법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 변호사는 이날 “내가 자료를 입수한 건 오늘 새벽 1시쯤 장 전 주무관으로부터였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장 전 주무관의 불법 사찰 사건이 아닌 이번 불법 사찰 폭로건 대리를 맡고 있어서 대법원 자료 열람할 때는 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장 전 주무관이 재판 기록에 첨부돼 있는 것을 복사한 CD는 2~3장 분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절차를 거쳐 민주통합당은 KBS 새노조 측과 비슷한 시기에 CD내용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30일 오전 열린 민주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이 자료를 공개하며 이명박 대통령과 권재진 법무부 장관(2010년 불법 사찰 수사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 등 현 정부 최고위층을 실명 거론하며 공세를 강화했다.



 문건 관련 첫 보도는 이날 새벽 2시쯤 KBS 새노조가 자체 제작하는 인터넷 뉴스 ‘리셋 KBS뉴스 9’를 통해 나왔다. 이 변호사가 문건을 입수하고 한 시간 후였다. 앞서 KBS 새노조는 29일 오후 8시쯤 “2008~2010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사찰문건 2619개를 확보했다”는 내용의 방송 스크립트를 일부 신문사에 미리 제공했다. 김현석 KBS 새노조 노조위원장은 “‘중조동’에는 스크립트와 자료 사진을 제공하지 않기로 했었다”고 말했다.



 선별 제공 의혹에 대해 제작진은 “방송 장비가 미비해 편집작업에 상당히 오래 걸렸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폭로 배경과 입수 경로 등의 관점에서 볼 때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측의 여론조사 조작 의혹 등으로 수세에 몰려 있던 야당이 총선을 앞두고 이른바 ‘기획 폭로’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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