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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지식] 마이크 잡은 저자들

중앙일보 2012.03.31 00:00 종합 32면 지면보기
왼쪽부터 혜민 스님,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 김정운 교수.


최근 출판가에는 ‘북 콘서트’가 대세다. 신간을 내거나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린 책의 저자가 강연에 나서고 있다.



 독자의 호응도 뜨겁다. 규모도 작지 않다. 24일 서울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혜민 스님의 ‘마음 치유 콘서트’에는 독자 1000여 명이 자리를 같이했다. 독자의 관심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마련된 강연회다.



 혜민 스님의 신작 에세이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쌤앤파커스)은 출간 2달 만에 20여만 부가 팔리며 베스트셀러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16일 열린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의 저자인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미 펜실베이니아대 교수의 강연회에는 유료임에도 800여 명이 넘는 청중이 몰렸다.



 강연과 책은 서로 상승 작용을 한다. 좋은 강연이 묶여 책이 돼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름을 올리기도 하고, 반대로 박경철씨나 이지성씨처럼 책이 인기를 끈 뒤 저자가 인기 강연자로 유명해지기도 한다. 인기 강연과 베스트셀러가 맞물려 견인하는 셈이다.



 실제로 저자의 강연 능력은 책의 판매에도 큰 영향을 줘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의 경우 다이아몬드 교수의 강연회 이후 판매가 늘며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강연 능력을 갖춘 저자를 찾거나 새로운 저자를 발굴해 키우는 것이 최근의 트렌드가 됐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요즘 편집자의 능력은 저자에게 말을 잘하게 만드는 ‘북 앵커 능력’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저자의 유명세를 적극 활용하기도 한다. 김정운 명지대 교수의 신간 『남자의 물건』(21세기북스)의 경우 김 교수가 강연자로 출연한 SBS ‘지식 나눔 콘서트, 아이 러브 人’이 방영된 다음 날 책이 나왔다.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최인철 서울대 교수의 저서 『프레임』(21세기북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김성자 교보문고 MD기획팀장은 “스타 저자의 요건을 따질 때 지명도가 가장 중요하다”며 “TV나 방송 등에서 이슈성을 가졌느냐, 트위터 등 SNS에서 다수의 팔로워가 있고 파급력이 있는가, 외모 등 대중에게 어필할만한 점이 있느냐 등이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북 콘서트가 마케팅의 일환으로 적극 활용되는 것이다.



 하지만 독자와 저자의 소통공간을 확대한다는 측면도 배제할 수 없다. 곽금주 서울대 교수의 신간 『도대체, 사랑』의 북 콘서트를 기획했던 쌤앤파커스의 정현미 출판기획팀장은 “독자에게 책을 알리는 것뿐만 아니라 저자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자리로 기획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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