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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지역주의 … 유권자 18만 ‘슬픈 4분할’

중앙일보 2012.03.30 00:59 종합 5면 지면보기
29일 새누리당 여상규 후보(왼쪽)와 무소속 이방호 후보(오른쪽)가 삼천포 수산시장을, 통합진보당 강기갑 후보는 삼천포 서부시장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경남 사천과 남해-하동, 19대 총선부터 하나의 선거구로 합쳐진 곳이다. 두 선거구에서 각각 출마 준비를 하던 후보들도 이합집산을 했다. 결과적으론 여권은 갈라지고, 야권은 뭉치는 형국이 됐다. 남해-하동의 현역인 새누리당 여상규 후보와 사천의 현역인 통합진보당 강기갑 후보, 여기에 새누리당에 공천을 신청했다 탈락해 무소속으로 나온 이방호 전 의원 등 세 명이 맞붙은 것이다. 여기엔 18대 총선의 리턴매치(강기갑-이방호), 여권의 집안싸움(여상규-이방호), 두 현역의 외나무다리 승부(여상규-강기갑)가 복잡한 실타래처럼 뒤엉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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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8일 오후 2시 지역 케이블방송 토론회에서 만난 세 후보는 한목소리로 “19대 국회에 들어가면 선거구를 바로잡겠다”고 외쳤다. “남해-하동도, 사천도 독자적으로 좋은 국회의원을 뽑아서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다 보니 유권자 사이에선 중앙정치 이슈는 사라지고 소(小)지역주의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천의 택시기사인 문해주(64)씨는 “여상규 후보는 집권 여당의 장점이 있지만 남해-하동 쪽이라 생소하다. 여기에서 택시비가 5만원이나 나오는 거리”라고 말했다. 또 남해읍 화전로에서 만난 60대 약사 박모씨는 “여상규 후보는 하동 사람”이라며 “남해에서 누구라도 한 명 나왔으면 찍어줬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후보의 출신지에 따라 지역 판세가 엇갈린다. 1995년 통합 사천시가 되기 전의 옛 사천은 강기갑 후보, 옛 삼천포는 이방호 후보, 하동은 여상규 후보가 맹주 노릇을 하는 분위기다. 그래서 남해가 승부처가 될 공산이 있다. 선거구 전체적으로는 새누리당에 호의적인 부산·경남(PK) 지역의 밑바닥 정서도 깔려 있다. 유권자 수는 사천이 9만1000명, 남해가 4만3000명, 하동이 4만6000명 수준이다.



 여론조사에선 남해에서 여 후보가 앞서는 양상이지만 남해 지역은 선거에 대한 관심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떨어져 보였다. 남해의 주부 서수연(49)씨는 “우리는 선거에 관심이 없다. 누가 나오는지도 모르겠고, 당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남해에서 태어나 이장과 군수를 지낸 김두관 경남지사와 정현태 남해군수의 영향력은 남해 표심의 변수로 꼽힌다.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두 사람은 지난달 나란히 민주통합당에 입당했다.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남해-하동에서 우세한 여상규 후보가 강기갑·이방호 후보를 앞지르고 있다. 그러나 강기갑 후보가 비교적 야성(野性)이 강한 남해에서 야권 지지층의 표를 흡수한다면 승부는 안갯속으로 흐를 수 있다. 30년 넘게 선거운동을 해봤다고 자신을 소개한 남해전통시장의 상인 하모(71)씨는 “지금은 서이가(셋이) 빳빳이 붙었다. 남해는 서이(셋의) 표가 근사하게 될 거라”고 전망했다.



 소지역주의 흐름 속에서 유권자의 관심은 내 고장 발전에 몰려 있다. 사천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과일을 파는 최정범(52)씨는 “하동이 개발돼 인구가 늘어나면 다시 선거구가 분리될 텐데 여상규 후보가 굳이 사천에 예산을 챙겨주겠느냐”며 “우리는 이방호 후보를 뽑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누가 당선되든 지역화합이라는 숙제를 풀어야 할 곳인 듯하다.



경남대 김용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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