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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탈출한 돈 ‘소심 투자 상품’으로 흘러간다

중앙일보 2012.03.30 00:00 경제 9면 지면보기
“고객 관심이 이미 주식형 펀드에서 멀어졌기 때문에 우리도 가급적 권하지 않습니다, 조금이라도 신선한 상품을 얘기해야 일단 반응이 좋아요.”(A증권사 영업직원)


ELS 이달들어 4조원어치 팔려
비과세 물가연동채권도 인기
몰빵 대신 분산 투자 자리잡아

 투자 입맛이 달라지고 있다. 한때 개인 투자자산의 중심이었던 주식형 펀드에서는 쉼 없이 돈이 빠진다. 대신 주가연계증권(ELS) 같은 ‘소심 투자’형 상품이나 채권 등으로 투자 영역이 넓어졌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에만 27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모두 1조2760억원이 빠져나갔다. 올 들어서는 5조7000억원이 이탈했다. 그 결과 전체 주식형 펀드 잔액은 100조원 밑으로 내려갔다. 2008년 초만 해도 150조원에 육박했다. 펀드 환매는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넘어서며 속도가 빨라졌다. 펀드 가입자들이 차익을 실현했거나 원금이 회복되자 서둘러 손을 턴 것이다. 펀드를 탈출한 6조여원은 어디로 흘러갔을까. 동부증권 원형운 애널리스트는 “펀드 환매자금은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잠시 거쳐 ELS나 채권에 투자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개인 채권 투자는 올 1분기 순매수가 1조7000억원에 달한다. 2008년 4분기 이후 가장 많다. 특히 국채 순매수액이 5000억원이나 된다. 국채는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금리 매력이 떨어져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덜했다. 그런데 물가연동국채가 크게 주목받게 된 것이다. 원금 상승분에 대해 비과세되기 때문에 절세를 중시하는 고액 자산가 사이에 특히 인기가 높다. 개인은 회사채도 많이 샀다. 금융감독원이 2010년 1월부터 2011년 9월 사이 발행돼 증권사가 인수해간 회사채 144조원의 유통 과정을 분석했다. 이 중 개인이 사간 것이 1조6477억원어치나 됐다. 최근 채권 가격이 일시적으로 하락, 매수하기에 적당한 시점이 된 것도 개인 채권 투자를 부추긴다.



 ELS의 인기도 식을 줄 모른다. ELS는 지난 1월 2조7000억원, 2월 4조7000억원어치가 팔려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도 27일까지 4조여원어치가 팔렸다. ELS는 10% 안팎의 수익을 추구하는 중위험 중수익 상품이다. 조혜진 삼성증권 SNI서울파이낸스센터지점 PB는 “특정 대상에 돈을 몰아넣기보다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투자가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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