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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왜곡된 소득 양극화

중앙일보 2012.03.28 00:00 경제 12면 지면보기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
선거철, 우리 사회는 양극화 몸살을 앓고 있다. ‘가진 자 1%, 없는 자 99%’라는 문구가 나붙고 양극화 해소방안이라며 무절제한 퍼주기식 정책도 서슴지 않고 제안한다. 과연 우리 사회의 양극화는 얼마나 진행된 것일까.



 양극화에 대한 논의 중 가장 흔히 얘기되는 것이 ‘소득의 양극화’다. 최근 한 언론은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지니계수(소득 분배의 불균등성을 나타내는 수치)가 2010년에 비해 더 악화돼 사회 전반적으로 양극화가 심화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실제로 지니계수는 2010년 0.310에서 지난해 0.311로 불과 0.001 상승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2인 이상 비농가의 지니계수는 전혀 상승하지 않았다. 즉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이들의 소득 개선이 다른 가구에 비해 양호하지 못했기 때문에 전체 가구의 지니계수가 소폭 오른 것이다. 따라서 지금은 사회 전반에 걸친 양극화에 흥분만 할 게 아니라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이 많은 1인 가구의 소득을 어떻게 끌어올릴지 고민해야 한다.



 또 다른 예를 살펴보자. 현재 우리나라 취업자들의 소득 개선이 미흡해 사회 전반에 걸쳐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견해가 있다. 과연 어떤 이들의 소득 개선이 미흡하고, 왜 미흡한 것일까. 한국경제연구원의 최근 연구에 의하면 우리나라 근로자 가구의 소득 양극화는 2007년 이후 완화된 반면 자영업자 가구의 소득 양극화는 지속적으로 심화됐다. 문제는 취업자 전체에 있는 게 아니라 자영업자에 있었던 것이다. 2007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서비스업의 자영업자 비중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당히 높다. 특히 도소매·음식숙박업의 경우 45.9%를 기록해 미국(4%)·영국(8.8%) 등 선진국과 큰 차이가 난다. 다른 서비스업종에 비해 도소매·음식숙박업의 자영업자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 처방은 명확해 보인다. 도소매·음식숙박업을 제외한 다른 업종에 있는 진입장벽을 낮춰 많은 자영업자를 흡수하고 서비스업 대형화를 통해 영세성을 탈피하는 것이 소득 양극화 해결을 위한 바른 처방이다.



 지금은 양극화에 대한 막연한 우려만을 확대 재생산해야 할 시기는 아니다. 진정한 사회통합을 위한다면 양극화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올바른 처방을 제공해야 한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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