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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 서킷 한번에 20바퀴씩…정의선 'i30 집념'

중앙일보 2012.03.28 00:00 경제 2면 지면보기


신형 i30와 i40에 대한 정의선(42·사진)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의 집념이 무섭다. 신형 i30는 현대차가 지난해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선보인 해치백으로 이달 초 유럽시장에 출시됐다. 2007년 내놓아 97만여 대를 팔았던 구형 모델에서 성능이 업그레이드되고 겉모습도 확 달라졌다. 정 부회장은 “신형 i30로 현대차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대차 관계자들은 “그 자신감의 배경엔 정 부회장의 집념이 있다”고 귀띔했다. 개발 당시 정 부회장은 i30 기본 모델부터 튜닝 모델까지 번갈아 시운전했다. 경기도 남양연구소 고속주행로(4.5㎞)와 강원도 태백 서킷(2.5㎞)을 한 번에 20바퀴씩 돌곤 했다고 한다. 당시 이를 지켜본 현대차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시험주행을 5바퀴 이내에서 한다”며 “끝나고 나서도 ‘차 성능이 정말 좋다’는 말을 연거푸 했다”고 전했다.

품질경영 부전자전
신형차 직접 테스트 성능 챙겨
i40 타고 한 달간 출퇴근 문제점 찾아



이달 유럽에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신형 i30.
 중형 왜건인 i40에 대한 정 부회장의 애정도 남다르다. 정 부회장은 이 차를 출시하기 전 한 달 정도 직접 출퇴근 길에 몰며 각종 개선점을 지적했다. i40는 가솔린 모델 위주로 신차를 내놓던 현대차엔 남다른 의미가 있다. 한 개발 담당자는 “이전에는 가솔린엔진에 맞게 차체 강성, 소음 감소 장치, 외형을 결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디젤 모델들을 개발했다”며 “i40는 개발 단계부터 아예 소음 감소 기술 등을 디젤엔진에 맞췄다”고 설명했다. 윤대성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전무는 “디젤차량은 유럽에 비해 아직 멀었다고 생각했는데 i40가 이런 생각을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i40의 개발은 가솔린엔진 기술에 충분한 자신감을 갖고 있는 현대차가 디젤차의 인기가 높은 유럽 공략을 위해 한 단계 도약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i30와 i40에 대한 정 부회장의 열정은 현대차그룹 내부에서 “부전자전(父傳子傳)”이란 말로 회자된다. 정 회장은 현대차의 첫 후륜구동 고급승용차인 제네시스처럼 큰 의미가 있는 차종이 개발되면 반드시 한 달 이상 그 차를 이용해 출퇴근했다. 개발 단계에서 정 회장은 차의 구석구석을 점검해 가며 개발자들에게 질문공세를 펴기로도 유명하다. 프레젠테이션을 받을 때는 아예 차의 바닥이 보이게 높이 차를 들어올려 놓거나 바닥 사진을 화면에 띄워 놓는다.



개발부서 관계자는 “한 번은 차 밑바닥의 이음새 하나가 다른 차종과 달라진 걸 알아보고 ‘핸들링엔 문제가 없겠느냐’고 구체적으로 지적해 진땀을 빼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이런 부친의 품질경영에 ‘감성 경영’을 보태고 있다. “현대차라서 끌리는 뭔가가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는 폴크스바겐 차종들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직원들에게 강조한다. 마르틴 빈터콘 폴크스바겐 회장이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i30 차체의 재질 등을 측정하면서 경쟁심을 드러냈던 것과 비견된다. 빈터콘 회장이 현대차의 ‘품질’을 질투했다면, 정 부회장은 폴크스바겐의 ‘감성’을 부러워하고 있는 셈이다.



 시장 반응은 고무적이다. i40의 경우 지난달 1000대 이상 팔리면서 판매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중앙일보가 주최한 ‘2012 올해의 차’ 심사에서 ‘올해의 국산차’로 선정돼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해치백(hatchback)과 왜건(wagon)



높은 천장이 차량의 트렁크 뒤쪽 끝까지 쭉 이어진 점은 해치백이나 왜건이나 마찬가지다. 뒷문 역시 둘 다 달려 있다. 차이는 트렁크 공간이다. 해치백은 뒷좌석과 뒷문 사이가 좁아 트렁크 공간이 거의 없는 반면 왜건은 공간이 넓다. 현대차의 옛 아반떼 투어링이 왜건이었다. 해치백 전용모델은 i30가 처음이다. 수입차 중에는 독일 폴크스바겐의 골프가 대표적인 해치백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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