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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의 ‘숨은 손’ 경기동부연합, 실체 공방 가열

중앙일보 2012.03.26 01:03 종합 6면 지면보기
야권연대 대표단 회동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렸다. 야권연대 회복선언을 위한 이 자리에서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왼쪽)와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서로 끌어 안고 있다. [오종택 기자]


참모진의 여론조사 조작 시도로 서울 관악을 후보에서 사퇴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25일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와 국회 귀빈식당에서 만났다. 붕괴 직전까지 갔던 야권연대가 이 대표의 후보직 사퇴로 완전 복구됐음을 과시하는 자리였다. 한 대표의 발언이 끝나고 마이크를 받은 이 대표는 준비해온 A4 용지를 꺼내 천천히 읽어 내렸다. “전국적인 총선 야권연대가 성사되자 민주진보개혁 세력의 분열을 획책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세력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수구기득권 세력’과 ‘보수언론’이 집요하게 진보당과 야권연대를 공격하고 있다”며 “급기야 철 지난 색깔공세까지 꺼내 들었다”고 주장했다.

총선 핫이슈로 떠올라



 통합진보당 내 당권파이자 자신의 진퇴 결정권을 쥐고 있다는 의혹을 받았던 ‘경기동부연합’에 대해 새누리당 등이 사상검증을 시도하자 반격에 나선 것이다.



경기동부연합 정파 표시된 문건 인터넷에 나돌고 있는 ‘야권연대 관련 현황’이란 제목의 문건 중 일부. ‘통합진보당 내부현황’이란 항목에 ‘○협상대표 변경 ○협상과정 ○통합진보당 딜레마 ○주요협상 선거구 ※참고 통합진보당 정파’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새누리당은 이날 이상일 선대위 대변인 논평을 통해 “경기동부는 2006년 북한 핵실험 당시 민주노동당(현 통합진보당)이 유감 성명서를 채택하려 할 때 강력 반대해 무산시키고, 2008년 간첩단 사건인 ‘일심회 사건’ 때 관련자 제명을 반대한 세력”이라며 이 문제를 총선 쟁점화하려 했다. 일심회 사건은 최기영 전 사무부총장과 이정훈 전 중앙위원 등 민노당 주요 인사가 북한 공작원과 접촉해 정보를 넘긴 간첩 사건으로 주동자들은 법원에서 유죄가 인정됐다. 이혜훈 새누리당 선대위 상황실장도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표 남편(심재환 변호사)과 몇몇 후보자들이 경기동부연합 소속인 줄은 몰랐다”며 의혹을 은근히 키우려 했다.



 과거 운동권 핵심세력이었던 경기동부연합이 통합진보당을 장악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확산되면 야권연대 효과가 중도층에서 반감될 수 있다고 본 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은 역공세를 취하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이날 조선일보에 대해 “악의적인 색깔론으로 진보당 흠집내기에 나섰다”며 취재 거부를 선언했다.



 이 대표는 “야권과 진보진영 내 일부 세력도 이들의 비열한 색깔공세에 동조하고 있다”고도 했다. 2008년 ‘종북(從北)·패권주의’ 논란으로 당을 쪼갰던 진보신당과 진중권 동양대 교수 등이 이런 의혹을 감싸주기는커녕 앞장서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통합당도 보조를 맞췄다. 김현 선대위 대변인은 “야권연대의 한 축인 통합진보당에 대해 실체도 불분명한 ‘카더라’통신을 퍼뜨리는 건 무차별적인 인신공격, 시대착오적인 색깔론”이라고 거들었다.



 이런 가운데 인터넷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선 출처를 적시하지 않은 채 2월 말께 작성된 ‘야권연대 관련 현황’이라는 제목의 문건이 돌아 논란을 빚었다.



 통합진보당 내부 현황을 소개하는 문건은 곳곳에서 경기동부연합이 당내에서 어떤 지위를 갖고 있는지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문건은 통합진보당 정파를 ‘▶범경기동부연합(당권파와 경기동부연합+광주전남연합당권파) ▶인천연합(전국농민회 포함) ▶범울산연합 ▶좌파(심상정+노회찬, 500명 내외 불과) ▶참여당(진성당원 수는 최대이나 지역단위로 미편제)’ 등으로 분류했다.



 또 ‘통합진보당 내부현황’이란 대목에서 ‘유시민 공동대표의 당무거부 시 비공식 첫 번째 조건이 (경기동부연합) 장원섭 사무총장 사퇴, 이에 장 총장은 총장직은 유지하되 광주 광산갑에 조기 낙향하는 것으로 정리됨’ ‘(야권연대 협상대표이자 경기동부연합 소속 이의엽 정책위의장이)협상 내용을 자파 이외에는 전혀 공유하지 않아 타 정파들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익명을 원한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당 협상단에서 지도부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든 보고자료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 야권연대 협상대표였던 박선숙 사무총장 측은 “당시 협상과정에서 그런 문건을 본 적도 없고, 만든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통합진보당 이지안 부대변인도 “증권가 정보지 수준의 내용을 취합한 것일 뿐”이라며 문건 내용을 일축했다.



양원보·손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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