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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가는 교황 “공산주의 현실성 없다”

중앙일보 2012.03.26 00:47 종합 16면 지면보기
베네딕토 16세(左), 피델 카스트로(右)
교황 베네딕토 16세(85)가 쿠바 방문에 앞서 “마르크스주의는 더 이상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다. 인내심을 갖고 건설적인 방식으로 새로운 모델을 추구해야 한다”고 23일(현지시간) 말했다. 그의 쿠바 방문은 재임 중 처음이다. 또 교황의 쿠바 방문은 공산화 혁명(1959년) 이후 98년 처음 방문했던 요한 바오로 2세에 이어 14년 만이다.


26일부터 사흘 동안 머물러
카스트로 형제 만날지 주목

 외신들에 따르면 교황은 “(쿠바가)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를 피하고 형제 사회를 만드는 데 교회가 돕겠다”고도 했다.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무장관은 이와 관련해 “모든 의견을 존중한다. 의견 교환은 유용하다”고 하면서도 “쿠바 국민은 긴 역사에서 발전시킨 강한 신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23일부터 멕시코를 방문한 데 이어 26일부터 제2의 도시 산티아고데쿠바에서 사흘간의 쿠바 일정을 시작한다. 바티칸 측은 상세 일정을 공표하지 않았지만 CNN은 쿠바 가톨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교황이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 가족을 사적으로 초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 자리에 라울의 형이자 쿠바를 49년간 통치했던 피델 카스트로(86) 전 의장이 참석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교황이 처음으로 전·현직 공산국가 리더를 동시에 만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방문 마지막 날인 28일 교황의 미사 집전 장소도 주목거리다. 14년 전 바오로 2세는 아바나 혁명 광장의 한쪽 구석에서 미사를 치러야 했지만 베네딕토 16세는 광장 중앙의 독립영웅 호세 마르티 동상 바로 앞에서 대규모로 집전하게 된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바오로 2세의 방문과 이번 방문의 정치적 함의를 비교했다. 98년엔 공산권 몰락이라는 시점상 바오로 2세가 쿠바 방문 중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가 자유(freedom)였다. 반면 지금의 쿠바는 라울 카스트로 체제하에서 점진적인 경제 개혁이 이뤄지고 있다. 정부는 교황 방문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이미지를 개선하려 할 것이고, 반체제 인사들은 이번 기회에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쿠바에선 교황의 방문에 앞서 정치범 석방을 요구하는 반체제 인사들의 농성과 거리행진이 벌어져 수십 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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