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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규도 겪은 '이 병' 정신과 의사는 좋아해?

중앙일보 2012.03.26 00:38 종합 22면 지면보기
회사원 김은영(가명·31)씨는 출퇴근시간이 두렵다. 집이 있는 인천 동암역에서 서울 삼성역까지 지하철로 한 시간 반이 걸리는데 답답함을 자주 느낀다. 사람이 많이 타는 역에 다가오면 이유 없이 심장이 빨리 뛴다. ‘이 상황에서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하는 걱정이 앞선다. 갑자기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현기증을 느껴 중간에 내렸다가 다시 타는 일도 잦다. 직장 일과 결혼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아진 1년 전부터 이런 증상도 심해졌다.


이 셋도 당했던 공황장애…5년 새 2만4000명 늘었다

 김씨처럼 갑자기 극도의 불안감으로 숨이 막히고 심장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나타나는 공황장애(恐慌障?:panic disorder)로 치료받고 있는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공황장애는 이경규·김장훈·차태현 등 연예인들이 앓고 있다고 고백하면서 일명 ‘연예인 병’으로도 불렸다. 최근엔 이 질환을 앓고 있는 지하철 기관사가 투신하면서 관심이 높아졌다.



 2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황장애 질환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환자가 2006년 3만5000명에서 지난해 5만9000명으로 5년 만에 6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평균 10.7%가 늘어 지난해 기준 인구 10만 명당 119명꼴이다.



 연령별로는 사회활동이 활발한 40대가 1만6811명(28.7%)으로 가장 많았다. 50대 1만3689명(23.4%), 30대 1만2065명(20.6%), 60대 6143명(10.5%) 순이다. 공황장애 환자 가운데 중·상류층으로 사회적·경제적 위치가 높은 사람이 많다는 보고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정신과 치료에 대한 이해가 높아 더 적극적으로 치료받기도 하는데 명예와 부를 잃을 것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기 때문일 것으로 의료계는 추정한다.



 심장이 뛰고 손발이 저리는 등의 공황 증상은 교감신경계 활동이 활발해졌을 때 나타난다. 주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는 뇌 부위의 이상이나 신경전달물질의 이상 등이 원인이다. 심리적으로는 극심한 피로감과 스트레스가 증상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별 이유 없이도 나타난다. 공황장애 환자의 절반은 광장공포증이 동반된다. 엘리베이터·터널·비행기·광장 등 남에게 도움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장소를 두려워하는 것이다.



 다른 정신질환이 없다면 정신과 치료로 빠른 시일 내 완치가 가능하다. 신촌세브란스병원 남궁기 정신과 교수는 “공황장애는 정신과 의사들이 좋아하는 병이라고 할 정도로 치료를 시작하면 빨리 완치될 수 있다”며 “특히 술은 눌려 있던 불안 증세를 악화시키기 때문에 치료 중에 절대 마셔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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