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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치즈·요거트 도전 3년 만에 연 3억 매출

중앙일보 2012.03.23 04:30 1면
“저는 유제품을 만들 때 항상 신선한 재료만을 고집합니다.” 21일 오후 2시 아산시 둔포면 봉제리에 위치한 온새미로 목장에서 만난 김종구 대표는 자신이 만든 수제치즈와 요거트의 인기비결을 이렇게 소개했다. 현재 연 매출 5억원(우유생산 포함)의 수익을 올리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김 대표. “타제품과의 차별화를 위해 노력해 왔지만 ‘명품 유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야 할 길이 멀다”고 겸손해 하는 그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산 유제품 달인 ‘온새미로 목장우유’ 김종구 대표

온새미로 목장우유 김종구 대표가 공방에서 치즈를 만들고 있다. 그가 만든 치즈와 요거트는 항생제가 들어있지 않은 신선한 제품이어서 인기가 높다.


신선치즈만 고집, 발효치즈 악취 없어



김 대표가 만드는 수제치즈와 요거트에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그가 만든 제품을 먹어본 사람이라면 대부분이 “평범하지만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저는 유제품을 만들 때 갓 짜낸 우유로 정해진 물량만 만들고 끝내버립니다. 그래서 재고가 없죠.” 이런 이유로 그의 치즈공방은 늘 말끔히 정리 돼 있다.



수제치즈에는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신선치즈와 발효치즈다. 김 대표는 신선치즈만 고집하기 때문에 치즈를 발효시킬 때의 퀴퀴한 냄새도 나지 않는다. “발효치즈도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지만 관리가 어려워 신선치즈만 고집합니다. 신선한 재료만 엄선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김 대표의 원래 직업은 목공예가였다. 그는 서른을 갓 넘긴 나이에 하던 일을 중단하고 가족들을 설득해 귀농했다. “1990년대 초 돈을 벌 목적으로 1년간 사우디아라비아를 다녀왔어요. 그곳에서 늘 ‘귀국하면 아산으로 내려가 가족과 함께 농사를 지으며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죠.” 그 후 무작정 고향으로 내려왔지만 형편이 안돼 젖소 3마리로 축산업을 시작했다. 낙농 지식이 전혀 없던 터라 “서울 사람이 편하게 농사를 지으려 시골에 왔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가면서도 시에서 운영하는 낙농 교육에 빠짐없이 참석했다. 무엇이든지 기록하고 배운대로 실천하니 자신감이 쌓였다. “열심히 하면 낙농업으로 큰 성공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죠. 우유를 짜내기만 하면 바로 구매자가 있었으니까요.”



‘우유 쿼터제’로 시련, 유제품 생산 눈떠



착실히 젖소를 늘려가며 제법 목장의 면모를 갖춰가던 김 대표에게도 시련은 찾아왔다. ‘우유 쿼터제’가 화근이었다. 이 제도는 2002년 우유 대란으로 수급 불안이 야기되면서 도입됐다. 일정 생산량(젖소 대비)을 정하고 그 보다 많이 생산되는 부분을 우유 고시가격(ℓ당 704원)의 30~50% 선에 업체들이 사들여 목장주들의 손해가 막심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비슷한 시기에 사료값도 올랐다. 빚에 허덕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김 대표에게 포기란 없었다. 가족들을 생각하면 다시 일어서야 했다. 그래서 김 대표는 우유를 이용한 새로운 사업을 구상했다. 목장 옆에 공방을 꾸리고 유제품을 만들어 내겠다는 의지가 그것이었다.



 “아산시에서 농업인 중 처음 시도하는 사업이다 보니 2000만원 정도를 지원해 준다고 용기를 줬어요. 가족들의 반대도 있었지만 밀고 나가기로 했죠.” 그 뒤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총 6억원을 들여 공방을 꾸렸다. 기존 유제품과 차별화 된 맛을 내기까지 여러 시행착오를 거쳤다. 고생 끝에 김 대표에게 떠오른 생각은 ‘양심적으로 만들자’였다. 최대한 신선한 재료를 쓰고 요거트와 수제치즈에는 항생제를 넣지 않는 노력을 기울였다.



결국 그의 제품은 2008년부터 웰빙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조금씩 사로잡았다. 유명 레스토랑에 요거트를 납품하며 인지도도 높여갔다. 지난해 유제품 매출액은 3억원을 훌쩍 넘었다. 김 대표는 이제 축협과 연계한 팜스테이와 축산 테마파크 조성을 구상 중이다. “이제 시작입니다. 앞으로 더 성공해서 유제품에 관심이 있는 농업인들을 육성하고 싶어요.”



조영민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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