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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옥 객원기자의 캄보디아 봉사 체험기

중앙일보 2012.03.23 04:25 7면
점심식사 제공 봉사를 하고 있는 조명옥 기자.
지난 2월24일 국제 로타리 3620지구 천안동남로타리클럽(회장 권복주) 로타리 회원들과 함께 4박5일 일정으로 캄보디아 씨엠립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90여 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천안동남로타리클럽은 지난 2008년 활동을 시작하면서 봉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지역사회에서 많은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단체다.


“아이들 눈망울이 영혼 씻어줘 … 봉사보단 배우는 시간이었다”

올해 처음 해외봉사를 계획했다는 로타리클럽은 자발적인 참여 회원과 가족 19명(학생 4명, 객원기자 포함)이 다일공동체 프로그램을 통해 첫 해외 봉사지로 캄보디아를 선택했다. 한 사람당 20kg의 무거운 짐과 함께 시작된 일정이었다.



24일 금요일 저녁에 청주공항을 출발한 비행기는 캄보디아의 옛 도읍지인 앙코르 유적의 도시 씨엠립의 조그마한 국제공항에 자정 무렵 도착했다. 청주공항을 출발할때는 무척 추웠는데 캄보디아는 자정 무렵인데도 더운 열기가 훅 끼쳤다.



이튿날인 25일에는 오전 8시에 일어나 식사를 하고 곧바로 봉사 일정에 들어갔다. 열대의 뜨거워지기 시작하는 햇살을 뚫고 30분간 달려 씨엠립 다일공동체센터에 도착했다. 아이들을 위한 반찬을 만들고 쌀을 씻고 밥을 지어 배식준비를 했다. 아이들이 오기 전에 식판에 밥과 반찬을 담아 준비했다. 매일 600여 명의 아이들이 온다고 하는데 어린 아기들을 데리고 오는 엄마들도 다수 있었다. 아이들은 질서 정연하게 앉아 있다가 시간이 되면 한명씩 나와 식판을 받아갔다. 봉사자가 무릎을 꿇고 밥과 반찬이 담긴 식판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한 사람 한 사람 나눠 주면 가지고 가서 맛있게 먹는다. 그러나 배식보다 더 힘든 것이 설거지다. 설거지는 식판을 세제로 닦고, 물로 2번 헹구는 작업으로 마무리 된다. 일부 아이들은 이때 설거지를 도와주고 가족을 위한 밥을 얻어가기도 했다.



음식봉사 후 인근 마을로 이동해 다일공동체가 진행하고 있는 우물개발활동에 참여했다. 비록 마무리 작업에 참여했지만 물을 통해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는 봉사였다. 우리는 일상에서 물의 소중함을 잘 모르고 사는데 이곳에서는 깨끗한 물이 얼마나 소중하고 인간적인 삶을 영위하는데 필수적이라는 것을 알게 했다.



26일에는 덤다이군 트나으짜이 초등학교를 방문했다. 낡고 긴 책상과 의자, 먼지 날리는 바닥, 색이 바랜 칠판 등 한국의 60년대 초등학교를 연상시키는 트나으짜이 초등학교에서 봉사단은 한국에서 준비해간 학용품들을 연필·공책·지우개·자 등을 하나씩 담은 봉투를 전달했다. 또 아침부터 부지런히 준비한 점심도시락을 먹기 좋게 포장해 나눠 줬다. 무척이나 더운 날씨에 다들 땀으로 범벅이 됐지만 초등학교 하교 전에 전달하기 위해 오전부터 바삐 움직였다.



짧은 기간 동안의 봉사활동이었지만 같이 간 회원들은 모두 행복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한결같이 “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돼 너무 기뻤고 우리가 봉사한 시간이 아니라 도리어 우리가 배우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순박하고 조그만 일에도 감사하고 기뻐하는 모습에 그동안 우리의 삶이 어떠했는지를 반성하고 뒤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됐다. 특히 아이들의 청초한 눈망울이 우리들의 영혼을 순화시켜주는 것 같아 이번 봉사에 참여하게 된 것이 행운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봉사단원들 역시 “이러한 봉사가 일회성으로 끝나면 안된다. 지속적인 후원의 방안을 모색해보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모두 이번 봉사를 통해 새삼 나눔의 행복을 느끼는 모습이 아름답게 보였다.



비록 이번 해외 봉사활동에 참관자로 동행했지만 함께 땀 흘리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닫는 시간이 됐다. 돌아오는 길이 무척이나 아쉽게 느껴지는 일정이었다.



조명옥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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