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육 칼럼] 학교폭력 줄일 학생 상담사 시급

중앙일보 2012.03.23 04:24 11면
배정수
아산청소년교육문화센터 부관장
얼마전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해로운 곳은 학교라고 심각하게 말하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 최근 뉴스를 보면 꼭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인권이 유린되고 조직폭력배와 다를 바 없는 일진이 있고, 갈취와 폭력이 난무하며, 셔틀과 왕따가 만연하고 교사는 외면하며 교실은 경쟁만이 존재한다고 한다.



분명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님을 모두 알고 있었으면서도 갑자기 학교폭력이 엄청나게 부각 되고 마치 그것만 해결되면 학교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온 나라가 매달리는 인상이다.



정부 각 부처가 앞 다퉈 정책을 쏟아내고, 크고 작은 각종 위원회가 구성되고 하루가 멀다 하고 대책회의가 열린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 원인을 고민하고 먼 훗날을 내다보는 깊이 있는 숙고의 흔적은 느껴지지 않는다. 학교는 가정을 탓하고, 가정은 학교와 교육당국을 나무라고 교육당국은 일선학교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더욱 아쉬운 건 이런 관심과 논쟁은 큰 사건이 날 때 뿐이라는 것이다. 아마도 이 소나기가 지나가면 우리는 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혹은 문제가 있는 것은 알지만 나와는 상관없다는 듯이 외면하면서 무심한 일상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학교폭력의 원인을 간단히 정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그 접근도 당연히 다양하고 조심스러워야 한다. 긴 안목으로 현재 일어난 문제뿐 아니라 앞으로 발생할 문제를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느 날 뚝딱, 소수의 의견이 만병통치약이나 도깨비 방망이처럼 획일적으로 강요돼서는 곤란하다.



전국적으로 통일된 문제 해결책을 ‘시달’하고 그 시행여부를 ‘점검’하는 근시안적 처방보다 현장이 자율적으로 책임 있게 해결책을 찾아갈 수 있도록 인력과 예산을 지원하는 장기대책이 있어야 한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밤 새워 대책회의 하는 사람들보다 직접 이야기를 들어주고 고민을 함께하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계약직 체육교사를 몇 명 채용하고 특정학년에 담임교사 한 명을 더 배치하는 것으로 그칠게 아니라 청소년 지도사, 상담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인력들이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도록 과감하고도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옛날에도 지금도 학교는 공동체의 가치를 배우고 평생 모실 스승과 친구를 만나고, 두고두고 간직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드는 공간이어야 한다. 문제가 발생한 때의 시각으로는 결코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요즘 문제들이 우리 모두의 패러다임을 점검하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배정수 아산청소년교육문화센터 부관장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