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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칼럼] 은행 근저당 등기비용 환급 받을 수 있다

중앙일보 2012.03.23 04:24 11면
진혜숙
한국소비생활연구원
천안 사무국장
대한민국의 평범한 국민이라면 20대 이후 중·장년의 삶은 ‘빚쟁이인생’이란 말을 한다. 학자금 대출 받아서 대학을 졸업하고 바늘구멍 같은 취업의 문을 통과해 대출받은 학자금을 갚을 때쯤이면 결혼 적령기를 맞아 결혼자금(전세자금 등) 대출을 받게 된다. 자본주의의 치열한 경쟁에서 맞벌이까지 하며 결혼자금을 변제할 때쯤 되면 자녀들의 교육 문제로 전셋집을 전전하며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것이 불편해진다. 내 집 마련의 필요성이 절실해지고 월급쟁이가 적금 들어서 내 집을 사고자 하면 계산상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신문은 경제면부터 챙기게 된다. 모기지론·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대출·보금자리론·주택청약종합저축 … 등의 대출상품에 관심을 집중하면서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행해 본다. 내 집 마련을 위해 대출은 보통 20~30년 장기 대출을 해야 하기에 변제기간이 끝날 때는 50~60대로 접어들면서 황혼기를 맞게 된다. 이렇게 빚쟁이 인생을 사는 서민들은 내 집 마련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서 들어가는 근저당설정비 등의 부대비용 또한 고스란히 자신이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일러스트=박소정]


하지만 최근 서울고등법원은(2011년 4월 6일 선고 2010누35571) “현행 표준약관은 대출거래에서 우월한 지위에 있는 은행이 그 지위를 이용해 대출 관련 부대비용 중 은행이 부담해야 할 비용까지 고객으로 하여금 부담하게 하거나 가산금리를 적용하는 방법 등으로 사실상 이를 고객에게 전가시킬 수 있도록 한 것이어서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불공정 약관조항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이를 근거로 지난달 13일 대출거래 시 은행이 소비자에게 부담시킨 근저당권 설정비용을 환급하도록 조정결정을 내렸다. 조정 신청된 건은 총 7건(소비자가 근저당설정비와 인지세를 전액 부담한 경우 4건, 사업자가 근저당설정비 부담하는 대신 소비자에게 0.2%의 가산금리와 인지세를 부과한 경우 1건, 사업자가 근저당설정비를 부담하고 소비자에게 인지세와 중도상환수수료를 부과한 경우 2건)이다.



이번 조정결정은 은행이 대출 관련 부대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한 기존 약관 대신 개정된 표준약관을 사용하도록 권장한 공정위원회의 처분이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 이후 근저당설정비를 환급하라고 결정한 최초의 사례라는데 의미가 있다. 한국소비자원에서 소송을 지원할 피해구제 대상은 2003년 이후 주택담보대출 받은 소비자들에 해당되기 때문에 2004년 KTX 개통과 2005년 수도권전철 개통으로 천안·아산 지역 인구 증가 속도가 가속화됐고 100만에 가까운 도시로 급성장한 시점에 맞춰져 있어서 천안·아산 지역 근저당설정비 환급대상 소비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적게는 몇 만원에서부터 많게는 건당 수 십 만원에 이르기까지 부담 금액도 다양할 것으로 예측된다.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그동안 대출거래에서 대출 관련 부대비용 중 은행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상대적으로 약자 입장에 있던 고객으로 하여금 부담하게 하거나 가산금리를 적용하는 방법 등의 횡포에 맞서야 한다.



 최근 천안·아산소비자상담센터(041-553-1372)에도 근저당설정비 환급 관련 상담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 접수 방법에서부터 관련 서류, 절차 등의 문의가 주를 이룬다. 또한 제출 자료를 소지하지 않아 금융기관에 자료 재발급을 요청하면 앞으로의 금융 거래 시 불이익을 당할 수 있으니 포기하라는 협박성의 설득을 행하는 은행을 고발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이럴 때일수록 소비자들은 한 목소리로 단결해야 한다. 아울러 제출자료 발급 거부 시 금융감독원(국번없이 1332번) 민원신청도 가능하다. 권리는 스스로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



글=진혜숙 한국소비생활연구원 천안 사무국장

일러스트=박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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