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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남강은 축제 ‘한물결’

중앙일보 2012.03.23 04:00 부동산 및 광고특집 5면 지면보기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2년째 선정된 진주 남강 유등축제.남강에 설치된 각종 등이 강물에 비치면서 아름답게 빚난다.[진주시 제공]


경남 진주는 축제의 원조(元祖) 도시다.

개천예술제·소싸움 볼만
논개제·유등축제도 장관



 우리나라에서 서구적 형식을 갖춘 첫 축제인 개천예술제가 1949년 처음으로 열린 곳이다. 그전에도 마을별로 작은 축제들이 열렸으나 가장행렬과 문학·예술 분야 경연대회 등을 포함한 전국적이고 현대적인 의미의 축제로는 처음이었다.



 개천예술제는 고 설창수(1916∼98) 시인과 문화단체총연합회(文總) 진주지부 회원들이 49년 7월 진주 시내 한 다방에 모여 “정부 수립 돌잔치를 겸한 문화·예술 축제를 열자”며 의견을 모은 게 시작이었다.



  구경거리가 없던 50년대에는 개천예술제의 가장행렬이 인기였다. 임진왜란 때 순국한 김시민 장군과 논개를 추모하고 개천절(10월3일)을 주제로 한 가장행렬을 보려는 인파가 전국에서 몰렸다. 가을걷이를 마친 농촌 주민들은 개천예술제를 봐야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는 것으로 생각할 정도였다. 61~69년까지 고 박정희 대통령 내외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많은 인파로 박 대통령이 경호원들과 격리돼 혼자 걸어서 진주성 안 개막식장에 도착했다는 일화는 당시의 인기를 말해 준다.



  개천예술제 문학·예술 분야 경연대회는 발표무대가 많지 않던 당시 신진 예술인의 등용문이었다. 문학·미술·음악·연극·국악·무용·사진·웅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초등부∼일반인까지 실력을 겨뤘다. 지금까지 1만여 명의 예비 문학·예술인을 배출했다. 1회 땐 고등학생이던 이형기(1933∼2005) 시인이 한글 시 백일장에서 장원을 했고, 6회 땐 성악가 엄정행이 중등부 독창 1등상을 받았다.



 이러한 전통때문에 진주에는 봄부터 가을까지 다양한 축제들이 열린다.



 진주의 상징인 진주성과 도심을 가로 지르는 남강은 축제의 무대다. 진주성에서는 논개제가 열리고 강물에는 유등을 띄워 유등축제를 연다. 강 둔치 모래사장에서는 소싸움대회를 열었다.



 ◆제11회 진주논개제=임진왜란 진주성 전투때 순국한 논개와 7만 민·관·군의 호국충절을 기리는 행사다.‘ 매운 충절 반듯하게’라는 주제를 갖고 올해는 5월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간 진주성 일원에서 열린다.



 논개의 충절을 기리는 제사의식인 의암별제(義巖別祭)를 시작으로 공연과 체험행사가 펼쳐진다. 의암별제는 조선시대 종묘제례와 문묘제례에 버금가는 종합 가무제다. 1868년 당시 진주목사 정현석이 창제한 의암별제는 300명의 기생이 펼치는 제례의식과 가무가 장관이다. 무엇보다 의암별제는 여성을 위한 제례라는 점이 특별하다. 악공을 제외하고는 제례에 참여하는 사람은 모두 여성이다.



 저녁에는 촉석루를 배경으로 세워진 남강 수상 관람석에서 펼쳐지는 ‘논개 순국 재현극’에서는 논개가 왜장을 안고 남강으로 떨어지는 장면이 재현된다. 차분하면서도 애절한 춤인 진주교방굿거리춤, 조선시대 군모를 쓰고 칼을 든 무희가 추는 진주검무 공연을 볼 수 있다. 진주탈춤도 펼쳐진다.



 ◆토요상설 소싸움대회=이달 3일부터 시작된 소싸움대회는 11월 말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진양호 소싸움 경기장에서 펼쳐진다. 9개월 동안 1080마리의 싸움소가 출전하여 540경기를 치른다.



 싸움소의 뿔과 뿔이 부딪히며 나는 둔탁한 소리와 싸움소의 절묘한 기술은 진주에서만 볼 수 있다. 진주 소싸움은 신라가 백제와 싸워 이긴 전승 기념에서 비롯됐다고 전해진다. 그만큼 진주는 우리나라 소싸움의 발원지로서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한국 민속 소싸움협회 11개 지부 중에서 처음으로 2006년 3월부터 토요상설 소싸움경기를 해마다 열고 있다.



 ◆ 남강유등축제=임진왜란 진주성 전투때 남강에 유등(流燈)을 띄워 왜군이 강을 건너는 것을 막았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성안에 있는 사람이 남강 하류 쪽 고향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할 때도 사용했다고 한다.



 이러한 역사를 안고 태어난 축제다. 남강위에 수백개의 대형등을 띄우고 남강둔치에는 형형색색의 등을 설치한 가운데 펼쳐지는 물·불·빛의 축제다.



 올해도 10월 초 남강 일원에서 열린다. 전국 자치단체 상징등과 미국·일본·러시아· 중국 등 세계풍물등 31개도 설치한다. 둔치 800m 거리에는 2만6000여개의 소망등과 창작등을 매단다. 지난해에는 일본인 관광객이 매일 100명씩 열흘간 1000여명이 찾는 등 많은 외국인들도 축제를 즐겼다. 올해도 200여만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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