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권연대 휘청, 지도부는 뿔뿔이 … 민주당 리더십 공백

중앙일보 2012.03.23 01:13 종합 4면 지면보기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오른쪽)가 22일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MB정권비리특별위원회’ 회의 도중 고개를 돌리고 있다. 왼쪽은 유재만 변호사. [오종택 기자]


민주통합당은 22일 오전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문제 등에 대응하기 위해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기로 했다. 최고위 멤버는 한명숙 대표를 포함해 총 10명. 과반수인 6명이 참석해야 의결이 가능하다. 그러나 회의에 참석한 사람은 한 대표, 김진표 원내대표, 박지원·남윤인순(지명직) 최고위원, 김광진(지명직) 청년비례대표 최고위원 등 5명뿐이었다. 1월 지도부 경선으로 입성한 문성근·이인영·김부겸 최고위원과 지명직 이용득 최고위원은 보이지 않았다.

사면초가 악재에 중심 못 잡는 한명숙



박영선 최고위원은 전날 “공천 과정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고 비판하며 지도부를 사퇴했다. 지도부 경선을 통해 뽑힌 선출직 최고위원은 한 대표와 박지원 최고위원 두 명뿐이었다.



 안건에 대한 의결도 정족수(10명 중 6명) 미달로 이뤄지지 못할 상황이었다. 그러나 한 최고위원이 “박영선 최고위원이 사퇴했으니, 정족수가 5명으로 준 것 아니냐”는 주장을 했다. 부랴부랴 이 의견이 채택돼 회의가 시작됐다. 경기 안산 단원갑에서 통합진보당 후보에게 3표 차로 패했던 백혜련 후보에 대해 공천장을 주는 안건 등이 가까스로 의결됐다.



 총선 필승 카드인 야권연대가 붕괴될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열린 제1야당의 긴급 최고위회의는 이렇게 ‘절반’만 모여서 진행됐다.



 민주통합당이 ‘리더십의 위기’를 맞고 있다. 민주통합당의 권력지형은 옛 민주당의 ‘빅3’(손학규·정동영·정세균 상임고문)에 ‘혁신과 통합’(문재인·이해찬 등 공동대표)의 ‘분점’ 체제다. 그것이 창당 전당대회를 통해 한 대표 1인에게 권력을 위임하는 형태로 정리됐다. 권력을 위임받은 한 대표의 리더십에 당내 주주들이 불신임을 표시하면 민주통합당 전체의 리더십이 헝클어지게 된다.



 그런데 손학규·정동영 고문이 한 대표의 리더십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손학규·정동영 고문은 선거체제의 본격적인 가동을 알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손 고문과 함께 전날 선대위 특별위원장직을 부여받은 정동영 고문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한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한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는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한 것이다. 정 고문은 “(공천 과정에서) 자기 사람 챙기기로 인한 공정성과 원칙의 결여, 그런 점에 대해서 잘못한 건 잘못했다고 인정하기 바란다”고도 했다.



 서울시당 위원장인 김성순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청해 “당의 정체성을 흔들고 당을 곤란에 빠뜨린 데 대한 책임을 지고 한명숙 대표는 사과해야 한다”며 “당에 꼭 있어야 할 사람이 공천 문제로 사퇴하는 등 한두 군데가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런 와중에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가 총선 예비후보로부터 2억원의 금품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심상대 전 사무부총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건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이 역시 공천과 관련된 문제였다. 심 전 부총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한 대표가 총리였던 시절부터 비서관으로 일했던 한 대표의 최측근이다.



 이날 오후 한 대표는 ‘MB정부비리특별위원회’를 직접 주재했다. 그는 “민간인 불법사찰은 유신정권 때나 가능한 국기 문란 사건”이라며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MB비리특위’에 한 대표가 참여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당 관계자는 “MB정부 심판이라는 총선 전략의 메시지를 분명히 하고, 주변을 죄어오는 검찰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0년 지방자치단체 선거 이후 야권의 필승 카드 중 하나였던 MB 심판론으로 국면을 바꿔 보려는 안간힘이었다.



 그러나 동력이 생길지는 미지수다.



 총선이 코앞인 상황에서 지역을 챙겨야 하는 최고위원들이 더 이상 당무에 집중하지 않고 있고, 당의 주주들인 손학규·정동영 상임고문은 한 대표에 등을 보였고, 야권연대 는 위기를 맞고 있고, 측근은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한 대표는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져 있다.





중앙일보 총선홈 지역구별 후보자 상세정보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