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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유출 선종구 엄단한다던 검찰 “재산도피 혐의 적용 어렵다”

중앙일보 2012.03.23 00:39 종합 24면 지면보기
선종구
하이마트 선종구(65) 회장의 국외 재산 도피 및 증여세 탈루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가 주요 혐의 입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초 ‘국부(國富) 유출을 엄단하겠다’며 시작했던 수사가 주춤대는 모양새다. 중수부 관계자는 22일 “금융당국에서 넘겨받은 첩보 내용 가운데 해외 재산 도피 부분은 혐의 적용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은 앞서 선 회장이 아들 선현석(36) HM투어 대표 명의로 미국 베벌리힐스에 200만 달러 상당의 고급 빌라를 구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하이마트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유럽 조세피난처에 특수목적회사를 설립한 것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여왔다.



 그러나 선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특수목적회사 설립은 경영상 기법으로 재산 도피나 탈세와는 관련이 없고, 미국 부동산은 관련 사이트에 접속하면 누구나 소유주를 알 수 있는데 어떻게 ‘은닉재산’으로 볼 수 있느냐”고 항변하고 반박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국외재산도피 혐의를 적용하려면 재산을 단순히 해외에 유출시키는 것뿐 아니라 이를 은닉했다는 사실이 입증돼야 한다.



 검찰은 경영진의 비리 의혹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하이마트 김효주(53) 부사장이 납품업체로부터 10억원대 금품을 받은 경위와 선 회장이 전국 영업점 인테리어 업체들로부터 계약을 유지하는 대가로 수억원 상당의 그림을 받은 혐의 등을 조사 중이다.



 중수부는 지난달 25일 수사에 착수하면서 “지난해 ‘선박왕’ 권혁 시도상선 회장 사건(구속영장 2차례 기각)과 최근 ‘완구왕’ 박종완 에드벤트엔터프라이즈 대표 사건(1심 무죄 선고) 등 역외탈세 사건에서 검찰이 성과를 내지 못해 전문인력이 포진한 중수부가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를 위해 국세청과 공조수사를 벌였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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