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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야니 “난 과거는 보지 않는다, 미래를 본다”

중앙일보 2012.03.23 00:01 종합 32면 지면보기
청야니가 기아클래식이 열리는 라코스타 리조트 클럽하우스 입구에서 포즈를 취했다. 그는 사진 촬영을 위해 멋진 포즈를 잡아달라고 하자 대뜸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세계 최고라는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사진 JNA 한석규 기자]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 청야니(23·대만·사진)는 세계 골프 역사를 새롭게 써가고 있다. 청야니는 2008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데뷔한 뒤 통산 14승을 올렸고, 지난해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남녀 골퍼를 통틀어 최연소(22세6개월8일)로 메이저 5승 고지를 밟았다. 은퇴한 안니카 소렌스탐(42·스웨덴), 로레나 오초아(31·멕시코)에 이어 여제 자리에 올랐고, 지난주 끝난 RR 도넬리 파운더스컵에서 우승하며 최단 기간(4년1개월 2일·99개 대회)에 통산 상금 800만 달러를 돌파했다.

기아 클래식 앞두고 단독 인터뷰



 하지만 청야니는 “아직 채우고 싶은 게 많다”고 말한다. 그는 “나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미래를 보는 긍정론자이기 때문에 내 가능성을 테스트해 나가는 게 즐겁다”고 했다.



 2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에서 개막하는 기아클래식을 앞두고 청야니를 단독 인터뷰했다.



 -지난해 7승을 거뒀고, 올 시즌 4개 대회 만에 벌써 2승을 했다.



 “내가 얼마나 많은 대회에서 우승했는지 굳이 세려고 하지 않는다. 내 머릿속의 유일한 과거는 지난주 대회다. 지난주 대회(RR 도넬리 파운더스컵)는 내 생애에서 세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힘든 대회였다. 악천후로 세 번이나 경기가 중단돼 흐름을 유지하기 쉽지 않았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결국 해냈다. 그게 중요하다.”



 -RR 도넬리 우승으로 최단 기간 800만 달러 상금을 돌파했는데.



 “내가 해야 할 목표(미래)를 보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소렌스탐이나 오초아가 세운 기록들을 수시로 들여다보는 게 재밌다. 그 기록 중 하나를 깨게 돼 기분 좋았다.”



 -세계 1위를 지킨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인데.



  “사실 처음 세계랭킹 1위로 시즌을 시작하면서 부담이 됐다. 스윙도 내 맘대로 되지 않았고 우드보다 아이언이 더 많이 나가는 들쭉날쭉한 샷도 나왔다. 하지만 혼다 타일랜드 우승이 컸다. 진짜 중요한 승부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우승이 확정됐을 땐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났다. 그 우승으로 마음의 부담을 벗었다.”



 -최나연(세계랭킹 2위)과는 절친이지만 라이벌이기도 하다.



 “최나연과는 13세 때 이후부터 친하게 지내는 사이다. 집(플로리다주 올랜도)도 가까워 대회가 없을 땐 같이 농구도 하고 어울려 논다. 최나연은 나와는 스타일이 많이 다르지만 좋은 경쟁자다.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늘 좋은 승부를 펼친다. 최나연이 있어 동기부여가 된다.”



  -함께 경기하는 선수들은 남자 선수와 플레이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런 말을 직접 듣진 못했다(웃음). 웨이트 트레이닝을 열심히 하고 근육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사실 스스로 생각해도 내가 여성스럽진 않은 것 같다. 그래도 귀여운 부분도 있다. 친구들은 내 이름에서 연상되는 니니(Nini)라는 귀여운 별명으로 나를 부른다.”



 -남자 대회에 출전한다고 했다가 말을 바꿨는데.



 “타이거 우즈 같은 남자 선수들과 라운드하며 고급 기술을 배우고 싶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아직은 LPGA 투어에서 이룰 일이 많다.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해 커리어그랜드슬램을 이루는 게 우선적인 목표다. 이 때문에 지금은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장타 때문에 몸에 무리가 간다는 말도 있다. 올 시즌 오른팔에 테이핑을 하고 나왔는데.



  “어려서부터 야구선수처럼 방망이로 타이어를 때리는 훈련을 했다. 또 남자애들과 농구·테니스 등을 하며 근력을 키웠다. 프로가 된 뒤에는 팀을 꾸려 체계적으로 점검받았다. 엄청난 체력 훈련을 하기 때문에 전혀 무리가 없다. 오른팔 테이핑은 보호 차원에서 한 것이다. ”



 -지난해 LPGA 투어 7승을 거두고 경쟁자들을 압도한 원동력은.



 “2010년부터 함께한 코치 게리 길크라이스트가 ‘늘 이길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걸음걸이부터 달라지라고 했고 당당해지는 법을 배웠다. 사실 모든 선수는 똑같은 생각으로 경기에 임한다. 나도 어떤 상대를 만나든, 어떤 상황에서든 늘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최선을 다한다.”



 - 올 시즌 목표가 있다면.



 “모든 경기, 모든 샷이 중요하다. 승수에 연연하기보다는 일관된 플레이를 하는 게 목표다. 지난해보다 드라이버·아이언 샷 정확도, 벙커 샷 등 모든 기록이 좋아지고 있다. 내가 얼마나 할지는 누구도 모를 일이다.”



 청야니와 최나연 등이 출전하는 기아클래식 1라운드는 한국시간 23일 오전 7시30분부터 J골프에서 생중계한다.



칼즈배드=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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