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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융부채, 대공황 때보다 높아 … 경제회복 발목

중앙일보 2012.03.23 00:00 경제 7면 지면보기
중앙일보경제연구소와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금융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글로벌 경제위기와 세계화의 패러독스’란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우 BoA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윤제 서강대 교수, 심상복 중앙일보경제연구소장, 박상용 연세대 교수, 김상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김성룡 기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야기한 신용버블은 지금도 1929년 대공황 당시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세계 경제가 정상화하기까지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버블 붕괴의 후유증을 치유하기 위해선 실물경제의 지속적 성장이 요구되지만 에너지 고갈과 환경문제, 그리고 세계화와 경제주권 사이의 갈등 요소가 성장의 발목을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일보 경제연구소 -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금융포럼’



 중앙일보 경제연구소와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22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공동 주최한 제6차 금융포럼에서 박상용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글로벌 경제위기와 세계화의 패러독스’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박 교수는 미국 경제의 예를 들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금융부채의 비율은 2008년 380%에서 지금 350%로 떨어졌지만 대공황 당시(260%)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 주요국의 부채가 GDP 대비 60~100%로 발표되고 있지만 공기업 부채 등 결국 정부가 책임져야 할 빚까지 포함하면 실질 국가부채가 대부분 500%에 달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금융·보험·부동산에서 버블을 야기한 금융서비스 부문의 GDP 비중은 현재 21% 선으로 제조업(11%)의 2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경제가 ‘금융과잉(over-financialization)’의 질환을 앓고 있는 가운데 실물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뒷받침할 에너지와 광물자원·식량은 생산의 한계와 더불어 지구온난화와 같은 환경문제에 직면해 세계 인구의 기본 수요를 충족하기도 벅찬 상황이라고 박 교수는 진단했다.



그는 하버드대 대니 로드릭(국제경제학) 교수가 쓴 『세계화의 패러독스』를 인용해 “글로벌화는 각국의 경제주권과 민주적 정치상황과 충돌하고 있는 양상”이라고 전했다. 로드릭 교수는 시장은 스스로 자제할 줄 모르기 때문에 각종 제도를 통한 정부의 개입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지니고 있다. 그는 또 지나친 세계화(hyperglobalization)는 각국의 주권(nation state) 및 민주적 정치체제(democratic politics) 등과 동시에 이루기 힘든 삼각구도(trilemma)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토론에 나선 조윤제 서강대 교수는 “에너지와 자원의 고갈에 의한 경제성장의 한계는 인류의 지식 및 과학기술의 발달을 통해 극복 가능할 것”이란 견해를 밝혔다. 또 “경제의 금융화가 경제발전에 기여한 측면이 분명히 있다”며 “다만 파생상품 등 과도한 증권화를 통제하는 실천적 접근법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세계화의 패러독스와 관련해 “그렇다고 세계화의 큰 흐름을 저지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공공경제를 적절하게 관리하고 민주적 정치체제와 조화를 이루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범수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은 “세계화된 경제환경이 위기극복의 해법을 매우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며 “정치인과 정책입안자들이 과거의 이념적 편향에서 벗어나 세계화의 패러독스를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우찬 고려대 교수도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의 입장에서 글로벌화의 역설은 면밀히 살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발생하면 유독 취약한 한국 경제 여건과 관련한 논의도 있었다. 김상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자본 유출입의 변동성 완화를 위한 대응 방안’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해외 자본이 빠르게 드나들면서 생기는 폐해를 줄이기 위해선 무엇보다 국가신용도를 높여 유출입의 빌미를 주지 않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되도록 규제책을 쓰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그걸 활용해야 한다”며 “넉넉하게 쌓인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조선업계의 환헤지 수요를 일정 부분 충족시켜 주는 것도 동원할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재우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자본 유출입의 완화를 위해 외환보유액을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한국은 아직 완화할 금융규제가 많기 때문에 정부 간섭을 줄이는 시장친화적 처방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자(가나다 순)



▶강문성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부소장▶권영준 경희대 교수▶김광기 중앙일보경제연구소 부소장▶김대식 보험연구원장▶김우찬 고려대 교수▶김종수 중앙일보 논설위원▶김진일 고려대 교수▶도철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문영배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박경서 고려대 교수▶안동현 서울대 교수▶원승연 명지대 교수▶이인표 이화여대 교수▶이인호 서울대 교수▶이정세 미소금융재단 단장▶이정조 리스크컨설팅코리아 사장▶이준행 서울여대 교수▶임태섭 골드만삭스자산운용 대표▶정귀수 하나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조성욱 서울대 교수▶조홍래 한국금융지주 전무▶최공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최범수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최흥식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소장▶함준호 연세대 교수▶홍정훈 국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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