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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쟁점된 충청권 지방은행 부활

중앙일보 2012.03.22 01:29 종합 26면 지면보기
최근 충청권에서 지방은행 부활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4·11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지방은행 설립을 공약으로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충청권 기반의 정당인 자유선진당은 대전·충청권 지방은행을 설립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IMF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충청은행, 99년 충북은행이 각각 하나은행과 조흥은행(현 신한은행)에 합병된 이후 지방은행 설립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는 게 배경이다.



 지방은행 부활을 대전시와 충남도, 충북도 등 광역자치단체는 반기는 분위기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대전시다. 대전시는 ▶중소기업대출의 높은 문턱 ▶지역자금의 역외 유출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지역밀착형 경영을 할 수 있는 지방은행 설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전시 고위 관계자는 “지방은행 설립과 관련한 자료를 모으고 있다. 조만간 시민의견 수렴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전시는 이달 말 대전발전연구원, 한국은행, 상공회의소 등과 함께 지방은행 설립문제를 조사·연구하는 실무진 토론회를 시작할 예정이다.



5월부터는 지역 경제인 모임인 충청권 경제포럼을 통해 3개 시·도의 의견을 수렴한 후 공동입장을 정리할 방침이다. 대전시는 실현 가능성을 들어 지역자본으로 지방은행을 설립하기보다 하나은행 충청본부를 지방은행으로 전환하는 안을 염두에 두는 분위기다.



 충북도는 아직 명확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했지만 공식적인 자리를 통해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르면 상반기에 충청권 공동 의제로 삼을 수 있다는 게 충북도의 방침이다. 필요하다면 대전시장과 충남·북도지사가 공동건의문 형태로 정부에 공식 요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충북도는 조만간 지역경제단체, 시민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그러나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정치권의 지방은행 설립은 ‘공약(公約)’이 아니라 ‘공약(空約)’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현 가능성이 낮은데 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게 반대 이유다.



더구나 FTA로 금융시장이 개방되는데 지역기반의 중소형 은행이 세계적인 은행과 경쟁이 가능할까 하는 의문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충북도 고위 관계자는 “당초 지방은행 부활에 관심이 컸던 대전시의 경우 이것이 공약화돼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라며 “정부 방침도 은행 대형화와 합병을 요구하고 FTA체결로 금융시장이 개방되는 데 소규모 지방은행으로 경쟁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충북지역 한 중견기업 대표도 “자본금 250억원만 있으면 설립할 수는 있지만 실현 가능성이 있겠냐”며 “지역자금 역외 유출 방지 등 순기능도 있지만 역기능 역시 많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지방은행이 있는 곳은 부산과 대구·경남·광주·전북·제주 등 6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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