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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팔고 이사 가야하는데 … 새 주인 못 찾는 공공기관

중앙일보 2012.03.22 01:22 종합 26면 지면보기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농업연수원은 내년까지 전남 나주에 건설 중인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로 이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부지 4만621㎡를 매각하기로 하고 2010년 8월부터 4차례 공개입찰했지만 모두 유찰됐다. 부산시 기장군 달음산 자락으로 2014년까지 이전 예정인 남양주 영화종합촬영소(133만6000여㎡) 부지도 4차례나 공개입찰을 했지만 매입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내년부터 지방 혁신도시나 세종시 등으로 이전하는 경기 지역 공공기관들이 부지 매각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표참조>



부지 규모가 워낙 크고 가격이 비싸 지자체나 기업에서 매입을 꺼리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부지는 일반 경매와 달리 유찰돼도 가격이 내려가지 않기 때문에 매각이 더욱 지연되고 있다.



 21일 국토해양부와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내 지방이전 공공기관은 52개며, 전체 부지 면적은 745만5000㎡에 달한다. 이 가운데 청사만 이전하고 부지를 남기거나 현재의 청사를 임차해 쓰고 있는 안산의 국립특수교육원, 과천의 중앙공무원교육원, 남양주의 중앙119구조대 등 15개 기관은 매각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매각 대상은 모두 37곳이다. 그러나 현재 매각된 곳은 정보통신정책연구원(과천), 경찰대(용인) 등 7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30곳 중 수원의 농업연수원과 용인의 에너지관리공단, 의왕의 에너지경제연구원 등 10곳은 공개입찰을 했으나 유찰을 거듭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등 14곳은 공개입찰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가스공사(성남)와 한국석유공사(안양) 등 6곳은 올해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공공기관 부지 매각이 지연되자 지자체들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매각 지연으로 공공기관은 떠나고 텅 빈 건물만 남게 될 경우 주변 상권이 붕괴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경기도 김동근 기획조정실장은 “이전 부지 덩어리가 워낙 크다 보니 선뜻 땅을 사겠다고 나서는 기업이 없다”면서 “수시로 기업을 찾아다니며 부지를 세일즈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원시와 용인시는 “정부가 부지 매각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자체의 의견을 무시한 채 아파트 단지 등으로 용도를 변경할 경우 난개발을 부추길 수 있다”며 “최소한의 공공성은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기관 이전 부지는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따른 특별법’에 따라 국토해양부 장관이 직권으로 부지의 용도를 변경할 수 있다.



 현재 수원시는 농촌진흥청 이전 부지가 농업테마공원 등 농업 관련 시설로 활용되기를 바라고 있다. 용인시는 경찰대와 법무연수원 이전 부지에 종합병원과 의료·의약 연구기관 등 의료복합단지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 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단은 “난개발이나 고밀도 개발 등을 막기 위해 지자체 등 공공부문을 통한 매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자체와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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