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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200명 정도인데 … ” 사퇴 거부

중앙일보 2012.03.22 01:15 종합 1면 지면보기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측의 ‘경선 여론조사 조작’으로 민주통합당과 진보당의 ‘야권단일후보’ 공조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 대표는 21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사퇴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서울 신림동 이 대표의 선거사무소 외벽에 이 대표가 한명숙 민주당 대표와 함께 찍은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형수 기자]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4·11 총선 야권연대가 중대 기로에 섰다.

JTBC 긴급 여론조사에선 “사퇴” 37% “재경선” 29%
김희철, 심상정·노회찬·천호선 측도 경선 조작 주장 … 야권연대 파열음



 서울 관악을 야권 후보 단일화 경선에서 여론조사를 조작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민주통합당 김희철 의원은 21일 통합진보당 이정희·심상정 공동대표 및 노회찬·천호선 대변인 등 핵심인사 4명의 동반사퇴를 요구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관악을과 대동소이한 야권연대 경선조작이 4개 지역(서울 은평을, 노원병, 경기 고양덕양갑)에서 다 벌어졌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앞서 서울 관악을 선거구 여론조사 과정에서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 측이 나이를 속여서 조사에 응하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지지자들에게 대량으로 보낸 사실이 드러났다.



 김 의원은 “진보의 생명은 바로 도덕성”이라며 “이정희 대표 측은 여론조사 조작을 통해 진보의 생명에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입힌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21일 후보 사퇴 불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김 의원의 요구를 ‘경선불복’이라고 규정했다. 이 대표는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자신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 “발생한 문제의 경중을 파악해 그것에 상응하게 대처해야 한다”며 “(나이를 속이라는) 문자는 당원 200여 명 정도에게 보낸 것이라서 용퇴가 아닌 재경선을 선택하는 것이 보다 책임 있는 자세”라고 주장했다. 200명 정도에게 부정한 문자메시지를 보낸 건 후보를 사퇴할 정도는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자 트위터 등에선 “표리부동한 이중적 잣대로 자신에게는 한없이 너그럽네요”라거나 “소위 진보라는 작자들이 진보 이름을 걸고 하는 짓거리가 폰떼기, 승부조작”이라는 등의 비난 글들이 이어졌다.



사태가 진정되지 않자 이 대표는 유시민·심상정 공동대표 등과 긴급성명을 통해 “경선 불복 사태를 정리해야 한다”며 “책임 있는 양당 지도부의 만남을 제안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은 박용진 대변인이 나서 “관악을 지역에서 벌어진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국민들이 야권연대에 갖고 있던 기대와 희망에 크게 금이 갔다”며 “지도부 회동을 검토는 하겠지만, 문제를 야기한 측에서 ‘태산 같은 책임’을 전제로 해야 한다”고 말해 즉각적인 회담 개최를 거부했다. 당사자인 김희철 의원뿐만이 아니라 당 차원에서 입장을 밝힌 셈이다.



 박 대변인은 “정치적 공방과 책임 떠넘기기는 야권연대에 상처만 남기게 될 뿐”이라며 “(이 대표가 요구한) 재경선은 태산처럼 무거운 결정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해 사실상 이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 대표의 ‘버티기’와 민주통합당의 압박이 정면충돌하면서 야권의 ‘필승 전략’으로 여겨졌던 야권연대 카드에 균열이 생기는 양상이다.



 통합진보당은 이번 사태가 단지 이 대표 지역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김희철 의원도 여론조사를 조작하려 했다는 여러 제보가 들어오고 있지만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민주당 후보들이 경기 안산단원갑 등 곳곳에서 단일화 경선 결과에 불복하고 재경선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사퇴할 경우 다른 지역구에 미칠 파급효과도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의 거취는 ‘개인’의 거취가 아니라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이 대표에 대한 압박이 계속될 경우 야권연대 전체가 위태해질 것이란 말이기도 하다.



 일단 당 차원에서 이 대표 사퇴를 압박하고 나섰지만 한명숙 대표는 공식 발언을 일절 하지 않고 있다. 이 대표가 ‘결자해지(結者解之)’하면 좋겠지만 그럴 생각이 없다는 게 드러난 이상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입장에 놓였다. 이 대표와 통합진보당에 공세를 취하면 야권연대라는 큰 틀이 흔들리고, 사태를 방치하자니 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여론 악화를 지켜봐야만 하는 상황이다.



 ◆이정희 사퇴여론 우세=JTBC가 21일 리얼미터에 의뢰해 이 대표 거취에 대해 긴급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는 응답은 37.5%, 재경선을 해야 한다는 답변은 29.4%로 조사됐다. 잘 모르겠다는 대답이 33.1%였다. 이번 조사는 전국 성인남녀 75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및 휴대전화 임의걸기(RDD)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오차범위는 ±3.6포인트다.



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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