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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통일 22년 만에…예멘, 다시 분단 위기

중앙일보 2012.03.22 00:31 종합 16면 지면보기
남과 북으로 갈라져 있다 통일된 지 22년째를 맞는 예멘이 다시 분단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990년 북예멘과 통일한 남예멘 지역에서는 분리독립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최근 보도했다. 이면에는 통일 이후 북부 출신 독재자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 정부에 의해 정치·경제·사회 각 부문에서 소외돼 2류 시민으로 전락했다는 남부인들의 불만이 자리 잡고 있다.


“2류 시민 전락” 불만 … 들끓는 남부

 현재 남부지역은 무정부 상태에 가깝다.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지속적으로 벌어진 지난 1년 동안 예멘에서는 공권력이 약해지고 곳곳에서 치안공백 사태가 벌어졌다. 특히 남부에서는 경찰과 군 병력이 대거 철수해 무장세력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이 틈을 타 국제테러조직인 알카에다의 예멘 지부인 안사르 알샤리아는 세력을 더욱 넓혀가고 있다. 이란도 예멘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남부지역 무장세력에 비밀리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치러진 대선에서 당선한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대통령은 치안책임자와 남부지역 군사령관을 새로 임명했지만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 IHT에 따르면 남예멘의 수도였던 아덴 시내 건물 벽에는 옛 국기들이 그려져 있고 ‘점령된 남부를 해방하라’고 요구하는 낙서가 곳곳에 씌어 있다. 북예멘 시절부터 33년 동안 장기 집권한 살레가 퇴진했지만 폭력사태가 그치지 않아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경찰서들이 불에 타 범죄를 신고하기도 어렵다. 정부가 남부에 등을 돌렸다는 감정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남부 분리주의 시위대는 대선 때도 독립을 요구하며 참여를 거부했었다. 신임 하디 대통령이 남북통합에 실패할 경우 94년 때와 같은 내전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분리주의자 무장세력과 알카에다는 남부의 광범위한 지역을 장악하고 있다. 알카에다 지부인 안사르 알샤리아는 아비얀과 샤브와 주의 작은 도시와 마을에서 사실상의 정부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은 주민들에게 식량을 배급하거나 엄격한 이슬람법에 따라 재판을 주재하기도 한다. 이 조직은 최근 아덴에서 북동쪽으로 50㎞ 떨어진 아비얀 지역 수도 진지바르의 군 시설을 공격해 100명 이상의 군인을 숨지게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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