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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스 워드 은퇴 “영원히 스틸러스맨으로 남겠다”

중앙일보 2012.03.22 00:00 종합 34면 지면보기
미국 프로풋볼리그(NFL) 피츠버그 스틸러스 리시버인 하인스 워드가 20일(현지시간) 은퇴 기자회견을 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프로풋볼(NFL)에서 공격 기회를 일컫는 용어는 다운(Down)이다. 그의 포지션은 쿼터백의 공중 패스를 잡아내는 와이드 리시버. 14년간 수없이 많은 다운에서 그는 전력 질주하면서 공을 잡았다. 이제 그는 마지막 다운에서 달리기를 멈추고, 공을 내려놓았다.

눈물의 기자회견



 한국계 혼혈 선수인 하인스 워드(36)가 21일(한국시간) 은퇴를 선언했다. 피츠버그 스틸러스 소속인 워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스틸러스 선수로서 공식 은퇴한다”고 밝혔다. 워드는 2006년과 2009년 두 차례 NFL 결승전인 수퍼보울(Super Bowl) 우승을 이끌었다. 특히 2006년엔 수퍼보울 최우수선수(MVP)로 뽑히며 피츠버그의 영웅이 됐다.



 한국과의 인연도 각별하다. 그는 주한미군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김영희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한 살 때 미국으로 이주해 줄곧 생활해온 그는 2006년 수퍼보울 우승 후 한국을 다시 찾았다. 이듬해 11월에는 ‘하인스 워드 재단 기금’을 설립,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위한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2008년 2월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으며 지난해에는 한·미관계 홍보대사로 위촉돼 활동하기도 했다.



 워드의 선수 경력은 화려하다. 1998년 피츠버그에 지명돼 NFL에 입성, 정상급 와이드 리시버로 성장했다. 올스타전인 프로보울에 4번이나 출전했다. 프로 통산 1000리셉션(패스를 받아내는 것) 기록도 갖고 있다. 1000리셉션을 기록한 선수는 NFL 역사상 워드를 포함해 8명 뿐이다.



 하지만 이 걸출한 수퍼스타도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그는 올 시즌 크고 작은 부상으로 출전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 주전 경쟁에도 밀려 팀에서 설 자리를 잃었다. 결국 스틸러스는 지난달 워드에게 방출을 통보했다. 당시 워드는 “아직도 내 안에는 풋볼이 있다”며 계속 선수로 뛰고 싶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그러나 그는 고심 끝에 의리를 택했다. 자신을 최고의 선수로 키워준 구단을 배신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른 유니폼을 입고 선수 생활을 계속하고 싶진 않다”며 “영원히 스틸러스의 일원으로 남겠다”고 했다. 워드는 이 대목에서 아쉬움의 눈물을 쏟았다. 그러나 이내 환한 표정으로 말했다. “세 번이나 수퍼보울을 경험했고, 두 번은 우승했다. 수퍼보울 MVP로 뽑혔다. 선수로서 더 바랄 게 없다.” 워드는 마지막 다운에서 공과 함께 자신도 내려놓았다. 외신들은 워드가 NFL 명예의 전당 헌액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명예의 전당 투표는 은퇴 5년 후에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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