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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채값 유럽위기 후 최저 … 세계 ‘증시의 봄’ 오나

중앙일보 2012.03.22 00:00 경제 9면 지면보기
라가르드(左), 짐 오닐(右)
싹이 한두 개 돋았다고 봄이 이미 온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곧 봄이 온다는 신호임에는 틀림없다. 세계 경제가 위기에서 벗어났는지에 대해 요즘 세계 경제전문가들이 내놓는 답이다.


글로벌 자금, 위험자산으로 이동

 미국 국채와 엔화 값 등 이른바 ‘안전자산’의 가격이 봄 소식을 알렸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19일 2.38%로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1.8%대였지만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를 팔아치우기 시작하며 값이 뚝 떨어졌다. 안전하기만 하다면 연 2%라도 좋다며 국채를 갖고 싶어 하든 이들이 이제는 안전 못지않게 수익도 따지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독일 10년 국채도 19일 연 2%를 돌파하는 등 선진국 금리가 일제히 급등했고 한국 금리도 같이 올랐다.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가 한창일 때 달러당 75엔까지 내려갔던 엔-달러 환율은 21일 84엔에 바싹 다가섰다. 위험 자산의 대명사인 주식 가격으로만 보면 위기는 벌써 옛 얘기다. 이달 들어 미 뉴욕 증시 다우지수는 4년 만에, 나스닥지수는 11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한국은 물론 인도·러시아 등 신흥시장 주가도 연초 10~25%씩 오른 상태다. 골드먼삭스자산운용 짐 오닐 회장은 “미국 경제가 정상 상태로 돌아오는 징후가 보인다”고 했다. 지난 19일 회사 홈페이지에 올린 ‘뷰 포인트’에서였다. 20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의 중국·인도 경제 콘퍼런스에 참석한 라가르드 총재도 “세계 경제가 나락에서 크게 회복됐다”고 했다.



 늘 그렇듯이 혼란스러운 신호도 있다. 금 가격은 최근 떨어지기는 했지만 추세가 뚜렷하지 않다. 실물경기도 마찬가지다. 이달 초 미국 주택시장 및 고용 관련 통계가 좋아 금융시장을 들뜨게 했다. 하지만 20일 발표된 2월 주택착공 건수는 부진하게 나오는 등 오락가락한다. 전문가들이 “징후가 보인다”는 표현으로 여지를 두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내 투자금도 안전자산에서 거둬 위험자산으로 갈아타야 할까. 마크 모비우스 프랭클린 템플턴 이머징마켓그룹 대표는 20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주식 투자 수익률이 채권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최근 미국 국채를 판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라며 “이 중 3분의 1은 신흥시장 증시로 향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짐 오닐 회장 역시 주가가 더 오른다고 봤다. 세계 총생산(GDP)성장률에서 채권금리를 뺀 ‘주식 리스크 프리미엄(Equity Risk Premia)’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실질 채권금리가 크게 오를 때까지는 주식투자가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징후들이 진짜 봄소식을 알리는 것인지, 포근한 겨울을 잠시 혼동해 핀 꽃 같은 것인지 아직은 알 수 없다. 미 골드먼삭스 기준으로 ‘진짜 정상’이라 하려면 미국 정책금리는 3.5~5%쯤 되고, 금값은 뚝 떨어져야 한다. 달러당 엔화는 100엔쯤 돼야 한다. 한국의 경우 정상금리는 5~6%다. 자본시장에서 흔히 적정금리를 단순 추정해 보고자 쓰는 ‘피셔공식’에 따라 물가상승률에 경제성장률을 더해볼 때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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