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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효자 된 꿀벌의 독

중앙일보 2012.03.22 00:00 경제 8면 지면보기
벌이 침을 쏠 때 나오는 액(봉독)이 양봉 농가의 새 수익원으로 떠올랐다. 판로를 확보한 농가는 꿀 판매보다 벌침액 판매 수입이 더 많을 정도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21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벌통 100개를 기준으로 연간 꿀 판매 소득은 1322만원인데, 벌침액 판매액은 1800만원에 이른다. 벌침액이 짭짤한 소득원이 된 것은 지난해 8월부터 영국에 화장품 재료로 수출되면서다. 지금까지 1㎏이 수출됐는데, 금액으로는 4억원어치에 이른다. 영국에선 ‘마누카 닥터’라는 브랜드가 벌침액 화장품을 판매 중이다. 영국 왕자비인 케이트 미들턴과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의 아내가 벌침액 화장품을 애용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명렬 농진청 잠사양봉소재과장은 “벌침액은 항균작용과 세포 손상 개선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화장품 원료로 유럽 수출
벌꿀로 팔 때보다 더 짭짤

 수출이 가능해진 건 벌을 죽이지 않고 액만 채집하는 장치가 활용됐기 때문이다. 농진청이 만든 채집 장치는 미세 전류가 흐르는 유리판이다. 전기 자극을 주면 벌이 침을 쏘게 된다. 그러나 유리판에 침이 박히지 않기 때문에 침은 벌의 몸통에서 빠져나오지 않고, 벌침액만 나온다. 침이 벌 몸통에서 빠지면 내장도 함께 나오기 때문에 벌은 죽게 된다. 동물 학대를 걱정했던 영국 수입업체도 벌침액 채취 후에도 벌이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한국 방식은 수용할 만한 수준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최대 8만~10만 마리가 사는 벌통 하나에서 약 3g의 벌침액이 채취되며, 국내 연간 생산량은 4㎏ 수준이다. 이 과장은 “한의학, 가축용 항생제 등으로 수요처를 확대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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