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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가 되고 싶은 CEO … 독설만 퍼붓지 말고 영감을 줘라

중앙일보 2012.03.22 00:00 경제 3면 지면보기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처럼 훌륭한 경영자가 되려면 독선적이어야 할까. 잡스 타계 이후 그에 대한 전기 『스티브 잡스』를 읽은 경영자들의 고민이다. 독설을 쏟아내고 직원을 함부로 대하는 듯한 그의 모습이 마치 성공하는 최고경영자(CEO)의 모습으로 비춰져서다. 그에 대한 해답을 전기 작가 월터 아이작슨(사진)이 내놨다.


전기 작가 아이작슨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서 주장

 아이작슨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최신호에 쓴 기고에서 “잡스에 대해 충분히 공부했다고 생각하는 CEO들이 독선적이고 거친 면모만을 모방하고, 직원에게 영감을 주고 충성심을 이끌어낼 줄 아는 그의 능력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이작슨은 ‘스티브 잡스의 리얼 리더십 교훈’이라는 제목의 기고에서 잡스의 경영 스타일과 성공 비결을 14가지로 정리하고, 좋은 경영자가 되기 위한 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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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작슨은 잡스처럼 직원을 거칠게 다루려면 영감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때로는 무례하거나 거친 잡스의 말과 행동은 직원들에게 영감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거친 언행은 완벽을 기하고 최고의 실력자들하고만 일하려는 잡스의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잡스는 “우수한 인재라면 응석받이로 키울 필요가 없다. 애플 직원들은 경쟁사 직원들보다 우수하기 때문에 강하게 대했다”고 그에게 말했다. 아이작슨은 잡스의 참모들이 다른 회사 임원들보다 더 오래, 더 충성스럽게 사장 곁에 남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디지털을 누구보다 신봉했던 잡스지만 아이디어만큼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서 나온다는 게 ‘잡스 경영학’의 또 다른 핵심이다. 잡스는 “네트워크 시대니까 아이디어는 e-메일과 채팅에서 나온다고 믿고 싶겠지만, 사실 창의성은 불시에 열리는 회의, 주제를 정하지 않은 토론에서 나온다”고 늘 말했다.



 이 밖에 잡스가 누누이 강조해 온 경영 철학도 되짚었다. ▶제품 가짓수를 줄이고, 소수의 위대한 제품을 내놓는 데 집중하라 ▶복잡한 사안을 단순화하되, 일부 디테일(자세함)을 그냥 무시하는 게 아니라 복잡성 속에 스며들도록 통제해야 한다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까지 소비자 경험의 처음부터 끝까지 통제하는, 이른바 ‘생태계’를 창조하라 ▶수익보다는 훌륭한 제품을 우선순위에 둬야 직원들에게 동기 부여도 되고 장기적으로는 수익도 따라온다고 강조했다.



 또 불가피하게 경쟁에서 뒤졌을 때는 뒤쫓아갈 것이 아니라 뜀틀을 짚고 더 멀리 뛰라고 조언했다. CD에 음악을 구워서 듣는 게 한창 유행할 때 애플 PC 아이맥에는 굽기 기능이 없었다. 경쟁에서 뒤질 수밖에 없었지만, 잡스는 이를 계기로 아이튠즈·아이팟을 개발해 음악을 듣는 방식 자체를 완전히 바꿔놨다.





애플 생태계 아이폰·아이패드 같은 하드웨어와 이를 작동시키는 운영체제(iOS), 보고 즐기는 콘텐트, 기기를 사고파는 오프라인 매장(애플 스토어)과 애플리케이션(앱)을 거래하는 앱스토어를 통틀어 생태계로 칭한다. 세계에서 애플만 유일하게 이런 생태계 전체를 갖고 있다. 기기를 만들어 애플 스토어에서 팔고, 아이튠즈에서는 음악을, 그리고 앱스토어에서는 판매한다. 이렇게 하드웨어·소프트웨어의 생산에서 소비까지 전 과정을 틀어쥐고 있는 데서 애플의 시장 장악력이 나온다는 게 경영학자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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