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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부족->비만->당뇨->사망률 4배 … 이래도 안 잘래요?

중앙선데이 2012.03.18 02:27 262호 22면 지면보기
해 뜨는 시간이 제법 빨라지고 있음을 출근시간에 확연하게 느끼게 된다. 날도 점점 포근해지니 야외활동도 늘어난다. 새 학년, 새로운 업무가 시작되면서 몸도 마음도 부산해진다. 업무량도 늘어난다. 그 결과 자연스레 수면시간도 감소하게 된다.

200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50분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국 중 가장 짧았다고 한다. 청소년들의 수면시간은 더 짧아서 중학생은 평균 7시간38분, 고등학생은 6시간31분이었다. 특히 고등학교 3학년 수면시간은 5.1시간에 불과했다.

충분한 수면은 면역기능, 체온조절, 신체리듬 유지와 신체기능 회복에 필수적이다. 따라서 수면부족은 여러 가지 문제를 유발하게 된다.

우선 업무에 집중하거나 판단하는 능력과 기억력이 떨어진다. 괜히 기분이 좋지 않고 불안하고 화가 잘 난다. 심하면 우울증이 생길 수도 있다. 수면부족은 단순히 심리적 문제를 일으키는 데 그치지 않고 신체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킨다. 사망률도 올라간다. 하루 6시간 정도밖에 잠을 못 자는 사람은 충분히 잠을 자는 사람에 비해 사망률이 4배나 더 높다는 보고가 있다.

수면부족은 비만을 유발하기도 한다. 잠이 부족하면 간식을 자주 할 시간이 많아져 많이 먹게 된다. 또한 수면이 부족하면 식욕억제 호르몬인 렙틴의 분비가 감소해 식욕이 증가한다. 특히 열량이 높은 탄수화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다. 또한 낮에 졸려서 운동량이나 활동량이 감소해 더욱 비만해진다. 비만해지면 당뇨병의 발생도 증가한다. 수면부족으로 낮에 뇌의 활동이 감소하면서 뇌에서 포도당 사용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혈당이 증가하며, 수면부족이 자율신경을 활성화해 코티솔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혈당을 더욱 올린다.

수면장애로 인해 분비가 증가한 코티솔은 또한 혈압도 상승시킨다. 그 결과 심장질환을 증가시킨다. 고혈압 환자가 혈압 약을 먹어도 혈압 조절이 잘 되지 않을 때는 수면부족이란 요인이 도사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사람에게서 고혈압이 증가한다. 잠자는 시간이 5시간 이내로 줄게 되면 심근경색·협심증·뇌졸중이 증가한다고 하며, 반대로 잠을 충분히 자면 관상동맥의 동맥경화증 발생이 감소한다는 보고가 있다. 잠이 심장병도 예방하는 보약인 셈이다.

수면부족은 또한 면역기능 저하를 유발한다. 수면이 부족하면 감기에도 잘 걸리고 예방접종을 해도 항체 생성률이 감소한다. 피부의 면역기능 저하로 피부감염이 일어나 뾰루지가 잘 생기게 된다. 또한 수면부족은 피부나 점막을 갈라지게 해 입술이 갈라지고 피부가 매끄럽지 않게 만들며, 콜라겐에 손상을 주어 주름을 더 유발할 수 있다. 만약 몇 주간 잠을 자지 않으면 면역기능이 모두 사라져서 위험해질 수도 있다. 실험적으로 쥐를 수주 동안 잠을 재우지 않으면 죽게 되는데 그 이유가 바로 면역기능 저하로 병원균에 대한 방어능력이 완전히 없어지면서 패혈증으로 사망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수면은 단순히 휴식 차원을 넘어 건강에 매우 중요하며,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야간에 중간에 깨는 시간 없이 최소한 7시간을 자는 것이 중요하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 낮이 길어지고 밤도 서서히 짧아진다. 겨우내 움츠렸던 사람들도 점차 기지개를 켠다. 주변 분위기도 자연히 부산스러워진다. 그래도 잠은 충분히 자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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