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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현철의 독자 웨딩 클래스

중앙일보 2012.03.15 04:00 6면 지면보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현철 원장이 웨딩 클래스에 참석한 예비 부부에게 ‘결혼해서 미치지 않는 방법’을 조언하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소프라움 청담점에서 중앙일보 ‘강남 서초 송파&’ 독자들을 위한 웨딩클래스가 열렸다.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신부 다섯 쌍이 참석했다. 『아무도 울지 않는 연애는 없다』의 저자이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현철 원장이 ‘결혼해서 미치지 않는 방법’을 주제로 강연했다.

부부사이는 0촌,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관계



“결혼하기 힘들죠? 가족에서 분리되는 과정인데 어려운 게 당연하죠.” 짧게는 1개월 길게는 6개월 정도 결혼 준비를 해 온 참가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스트레스 정도로 보면 이혼보다 결혼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더 커요. 결혼을 준비하다 보면 오만 가지 감정이 듭니다. ‘이 결혼을 해야 하나’ ‘이 사람 결혼하기 싫나’ 이런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하죠.” 김 원장은 이어 해결책 다섯 가지를 내놨다. 먼저 피뢰침의 원칙. 낙뢰(落雷)에 의한 충격 전류를 땅으로 안전하게 흘려 보냄으로써 피해를 줄여주는 피뢰침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양가 어른의 이야기를 전달할 때는 감정을 상하게 할 수 있는 표현은 자제하고 되도록 무미건조하게 사실만 전달한다. 올 11월 결혼 예정인 길경옥(28·강남구 논현동)씨는 “주변에서 양가 어른들이 다퉈 어려움을 겪는 커플을 가끔 봤는데 피뢰침의 원칙을 기억했다가 양가 모두 상처받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대방이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는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는 불만이나 서운한 감정을 들어주고 이에 공감한다. 김 원장은 “상대방은 누구의 잘못이냐를 따지고 싶은 것이 아니라 나의 불만을 공감하고 있는가 아닌가를 중요하게 여긴다”며 “나도 많이 서운해, 나도 많이 실망스럽다, 우리 엄마지만 나도 화가 많이 난다며 불만을 공감한다는 뜻을 전달하라”고 조언했다.



감정을 통제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자신의 격해진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다투게 되면 상대방에게 모멸감을 주거나 자존심을 다치게 해 싸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때문이다. “감정을 언제까지 통제해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김 원장은 “화가 났을 때는 자신의 감정만 알아 달라고 요구하게 되므로 ‘식을 때 두드려라’는 말처럼 격한 감정이 가라앉은 후 진지한 태도로 대화하라”고 답했다.



다음으로 ‘언어 절제’를 강조했다. 김 원장은 영화 ‘섹스 앤 더 시티2’에서 남편 빅과의 갈등이 커지자 부인 캐리가 집을 나와 결혼 전 자신이 살던 아파트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 것을 예로 들었다. 그는 “서로 충분히 이야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배우자에게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모조리 집에 와 털어놓기보다 회사 동료와 대화를 통해 어느 정도 해소하면 건강한 가정생활에 도움이 된다. 마지막 원칙은 ‘역지사지’다. 금방 시집 온 여성은 남편 가족의 관습을 알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 먼저 양가의 관습 차이를 이해하도록 노력한다. 또 상대방에게 “알아서 해”라고 말하는 것보다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김 원장은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옛말이 있는데 결혼과 함께 팔의 방향이 바뀐 것을 기억하라”고 강조했다. 결혼 전에는 부모와 자식이 1촌으로 가장 가까운 사이였지만 결혼과 동시에 남편과 부인은 0촌으로 가장 가까운 관계가 생겼다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라는 말에 참가자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지금 서로를 보며 웃는 것처럼 결혼생활도 행복하길 바란다”는 김 원장의 인사로 강의는 끝났다. 결혼을 1주일 앞둔 임효순(30·송파구 잠실본동)씨는 “결혼을 준비하면서 서로 몰랐던 모습을 발견하면 다투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했는데 이번 클래스가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특히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라는 말이 와 닿았다”고 말했다.



김 원장의 강의가 끝난 후에는 ‘신혼집 침실 꾸미기’ 강의가 이어졌다. 강의를 맡은 위지스 문지영 이사는 “신혼집은 좁은 경우가 많은데 소품 하나하나도 침구와 맞추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화려하고 무늬가 많은 침구보다는 단순하면서 모던한 느낌의 디자인을 선택해야 집이 넓어 보인다. 커튼과 침구 무늬는 같은 계열의 것으로 하면 통일감을 주면서 넓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모든 강연이 끝난 후 참가자들은 소프라움 매장을 둘러보며 신혼집에 어울리는 침구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행사에 참석한 모든 독자는 소프라움의 거위털 쿠션세트를 받았다.



송정 기자, 사진=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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