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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국수 특별시, 대전이지요

중앙일보 2012.03.15 01:04 종합 21면 지면보기
‘5000원짜리 한 장으로 칼국수 한 그릇 먹기 어렵다.’ 최근 외식비 상승으로 서민의 살림살이가 갈수록 각박해졌음을 상징하는 표현에 칼국수가 등장했다. 최근 행정안전부와 통계청이 내놓은 2월 주요 서민물가 조사결과에 따르면 칼국수 한 그릇의 전국 평균가격은 5378원이었다. 서울 등 대부분의 도시에서 5000원을 넘었다. 하지만 칼국수 값이 5000원을 넘지 않은 도시도 있다. 대전이 대표적이다. 대전은 평균 4500원으로 비교적 싼 편이었다.


지역 내 605곳, 50년 된 곳도 많아
맛집투어·축제 등 상품 개발 나서

 대전에서 칼국수 값이 비교적 싼 데는 칼국수 집이 워낙 많기 때문이라는 게 요식업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통상 반가운 사람을 만나면 인사말과 함께 술·커피 등을 권한다. 하지만 대전사람들은 칼국수를 곧잘 등장시킨다. “시간 있으면 칼국수나 한 그릇 합시다”는 게 대전사람들의 인사말이다.



 대전시에 따르면 2월 말 현재 대전시내 칼국수 음식점은 605곳에 이른다. 대전지역 전체 음식점 1만2259곳의 5%를 차지한다. 대흥동 등 중구 지역이 185개로 가장 많다. 50년 이상 역사를 가진 칼국수집도 상당수다. 대전시 원도심 활성화기획단 김태훈 주무관은 “다른 메뉴에 비해 칼국수 취급 음식점 비율이 1% 이상 높다”고 말했다.



 칼국수는 한국의 고유한 전통음식은 아니다. 칼국수가 우리 식탁에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것은 한국전쟁 이후부터라는 게 정설이다. 전쟁으로 먹을 거리가 부족할 때 미국에서 밀가루가 대량으로 유입되면서 수제비처럼 식탁에 오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대전에서 칼국수가 자리잡게 된 데는 충청도 기질과 연관이 있다고 한다. 수더분한 성격의 충청인 기질에 비교적 쉽게 해먹을 수 있는 칼국수가 제격이라는 것이다. 1961년 대전역 앞 신도칼국수를 시작으로 칼국수 음식점이 번성하기 시작했다. 신도칼국수 홍애숙 대표는 “우리 업소에만 하루 500명이 찾는다”며 “대전에서 칼국수집을 열면 쉽게 망하지는 않는다는 게 정설”이라고 말했다. 충남대 식품영양학과 육홍선(43) 교수는 “음식문화가 발달한 전라도와 달리 먹을거리가 빈약한 충청도에서는 격식을 차리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칼국수가 사랑받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에는 칼국수 종류도 다양하다. 사골 국물에 끓여 내놓는 일반 칼국수를 비롯, 매운 고추가루를 풀어 만든 ‘매운 칼국수’, 두부 두루치기에 비벼먹는 칼국수 등이 있다.



 대전시는 지역 대표 음식인 칼국수를 이용한 관광상품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시는 대전 중구 일대 원도심을 중심으로 칼국수집 정보를 담은 지도 약 2만부를 만들기로 했다. 이 지도에는 요금을 할인해 주는 쿠폰도 부착될 예정이다. 또 지역별로 소규모 칼국수 축제를 열고 칼국수 음식점 투어프로그램도 개발하기로 했다. 대전시 강철식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칼국수 음식점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면 도심 상권을 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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