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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 시위하다 연행 … 68명 중 12명이 종교인

중앙일보 2012.03.15 00:36 종합 10면 지면보기
제주 서림교회 송영섭 목사(가운데)가 13일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 해군기지 펜스를 뚫자 경찰이 연행하고 있다. [서귀포=연합뉴스]


14일 오전 11시 해군기지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과 시위대 50여 명이 농성하고 있었다. 이들은 “경찰이 해군기지에 반대하는 성직자를 구속한 것은 명백한 종교탄압”이라며 “구속된 성직자들을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일부 시위대는 건설현장 정문 앞에 서 있던 경찰들을 향해 “성직자까지 잡아 가두는 토벌대(육지 경찰)는 물러가라”며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제주 해군기지 반대 시위를 막고 있는 경찰이 경비 업무에 애를 먹고 있다. 천주교와 기독교 성직자들이 시위대 가운데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강정마을에서 반대 투쟁을 하고 있는 시위대 50여 명 중 20여 명은 종교인이다. 특히 성직자들은 구럼비 바위에 대한 발파가 시작된 후 직접 공사장 진입을 주도하고 나서 경찰이 골치를 앓고 있다. 7일 구럼비 해안 발파 후 경찰에 연행된 68명 중 종교인은 12명에 이른다.



 시위대는 지난 11일 이정훈 목사와 김정욱 신부가 구속된 후 공사장 경비 자체를 ‘종교탄압’으로 몰아가고 있어 경찰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시위대는 “지난 3년간 해군기지 반대 시위 과정에서 410명이 연행됐지만 성직자를 구속한 것은 처음”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재범 우려가 높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한 법원의 판단에도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경찰은 “구속수사의 필요성을 인정한 법원의 판단은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지만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종교탄압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자 결국 검찰까지 진화에 나섰다. 제주지검은 “펜스를 뜯고 공사장에 침입한 종교인들이 불법행위로 입건된 전력이 있어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일 뿐 종교탄압과는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시위대에 합류한 외국인 활동가의 반대 투쟁도 현장 경비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외국인의 경우 자칫 외교문제로 비화할 수 있어 연행이나 인신 구속을 최대한 자제해 온 것이다. 이들 외국인은 국내 시위대의 활동이 위축된 틈을 타 카약을 타거나 철조망을 파손하고 공사장에 침입해 공사를 방해하고 있다. 결국 경찰은 14일 지속적으로 공사 방해를 시도해 온 영국 출신 앤지 젤터(61)와 프랑스인 벤자민 모네(33) 등 외국인 2명을 강제 출국조치하기로 했다. 젤터는 지난 12일 오후 6시쯤 구럼비 해안에 설치된 철조망을 절단하고 해군기지 건설현장에 들어갔다가 경찰에 연행됐다. 모네는 같은 날 오후 4시50분쯤 강정항에서 카약을 타고 구럼비 해안으로 진입한 뒤 공사장의 굴착기에 올라가 3시간 동안 공사를 방해했다.



 곽생근 제주지방경찰청 경비교통과장은 “구럼비 발파 이후 연행한 68명 중 강정마을 주민은 단 2명에 불과할 정도로 외지인에 의해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며 “성직자나 외국인의 경우 최대한 연행을 자제하고 있지만 공사 방해 시도가 갈수록 늘어나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제주=최경호 기자





강정마을 반대 시위 종교인



- 문정현 신부 (불평등한SOFA개정국민행동 상임대표)

- 문규현 신부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

- 고병수 신부 (천주교 제주교구 ‘평화의 섬 특별위원장’)

- 이강서 신부 (천주교 서울교구)

- 김정욱 신부 (예수회 신부·구속)

- 김경일 신부 (성공회 신부·‘생명평화결사’ 운영위원장)

- 이정훈 목사 (한국기독교장로회 제주노회장·구속)

- 송영섭 목사(제주 서림교회 목사)

- 김홍술 목사(애빈교회 목사)

- 최헌국 목사(‘예수살기’ 총무)

- 도법 스님(조계종 화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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