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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살해 20대女 미혼모, 알고보니'부킹남'과…

중앙일보 2012.03.15 00:23 종합 16면 지면보기
자신이 낳은 아기를 살해한 후 시신을 변기와 쓰레기통에 유기한 20대 미혼모가 범행 6개월여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원치 않는 출산 뒤 토막살해
영아 시신 일부 6개월 만에 발견
수사망 좁혀오자 경찰에 자수

 경기도 성남중원경찰서는 14일 영아살해·사체손괴·유기 혐의로 문모(26·여)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문씨는 지난해 9월 중순 오후 8시쯤 성남시 중원구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출산한 아기를 수건으로 말아 질식사시킨 뒤 시체를 유기했다가 6개월 만에 범행 사실이 드러났다.



 문씨의 범행은 정화조 청소 인부에 의해 드러났다. 지난 8일 오후 1시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5가구가 사는 다가구주택의 정화조를 청소하던 한 인부가 이상한 물체를 발견했다.



사람의 하체로 보였고 자세히 보니 아주 작은 여자 아이의 것이었다. 다른 신체 부분을 찾으려고 정화조를 뒤졌지만 인부는 더 이상 찾지 못했다. 인부는 이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감정 결과 발견된 물체는 갓 태어난 영아의 시신 일부였다. 경찰은 시신 일부가 발견된 정화조를 사용하는 다가구주택 다섯 가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DNA 조사를 했다.



경찰의 수사가 조여오자 14일 오전 이 건물에 살던 문씨가 경찰서를 찾아와 자수했다. 시신은 자기가 낳은 아기이며, 6개월 전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문씨는 2010년 겨울에 시내 음식점에서 한 남자를 만났다고 했다. 함께 술을 마신 뒤 기억을 못할 정도로 취했고, 깨어보니 모텔이었다고 했다. 같이 잠을 잔 남자가 누군지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문씨가 임신 사실을 안 것은 이미 임신 7개월째 접어든 뒤였다. 그 전에 몸의 변화를 느꼈지만 설마 아이를 가졌을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임신 사실을 가족에게 숨겼다. 직장을 구하지 못한데다 누군지도 모르는 남자의 애를 가졌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혼날 게 두려워서다.



함께 사는 부모는 문씨가 임신한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문씨는 결국 집 화장실에서 혼자 출산했다.



 출산과 함께 두려움이 엄습했다. 애가 울어 이웃에 들킬까 봐 수건으로 질식시켰다. 이후 3일 동안 시신을 자기 방에 숨기다가 상상할 수 없는 범행을 실행했다. 시신의 일부는 화장실 변기에 버렸고 나머지는 음식물 쓰레기통에 담아 집에서 떨어진 공동 쓰레기통에 내다 버렸다.



 6개월 뒤 영아의 시신 일부가 발견되기 전까지 문씨의 범행은 드러나지 않았다. 직업전문학원에 다니며 평소와 다름없는 생활을 했다. 그러나 경찰의 수사가 시작된 뒤 두려움과 죄책감이 살아났고 부모와 함께 자수했다. 문씨는 경찰 조사에서 가족에게 들킬 게 두려워 임신 사실을 숨겨왔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문씨는 또 “술에 취한 상태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임신 직후부터 성폭행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터라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경찰은 문씨의 집에서 범행에 사용한 흉기 등 3점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성남=유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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