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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 파리로 간다, 최고의 패션 아이콘과 …

중앙일보 2012.03.15 00:00 종합 23면 지면보기
22일 8년 만에 내한 공연을 하는 제인 버킨. 66세에도 세계 무대를 누비는 그는 “사람들의 열정은 내게 영감을 준다. 그래서 사람 만나는 것, 새로운 장소에 가는 걸 좋아한다. 그들의 문화를 보고 얘기를 듣는 즐거움을 멈출 이유가 없다”고 했다. [사진 아이디어랩]
뮤지션 제인 버킨(Jane Birkin·66). 프렌치 팝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여성들이 선망하는 명품가방 버킨백의 ‘원조’로 유명하다.


‘버킨백’으로 유명한 제인 버킨, 두 번째 내한 공연

 버킨이 22일 8년 만에 방한 무대를 꾸민다. 한때 그의 삶의 동반자였고 평생 음악적 동지였던 작곡가이자 시인 세르쥬 갱스부르(1928~91)를 기리는 ‘제인 버킨과 세르쥬 갱스부르’다.



 버킨은 지난해 자신이 커버 모델과 보컬로 참여한 갱스부르의 앨범 ‘멜로디 넬슨의 이야기(1971)’ 발매 40주년을 맞아 월드 투어에 나섰다. 북미·유럽·일본을 거쳐 한국 상륙을 앞둔 그는 본지와 e-메일 인터뷰에서 “두 번째 한국 공연이 몹시 기대된다”고 했다.



 - 2004년 2월 첫 한국 공연을 기억하나.



 “물론이다. 한국에 오기 전 사람들이 ‘한국인은 밝고 친절하고 유머 감각이 있어 재미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다. 당시 한국 팬들이 세르쥬의 곡들을 영어로 번역해줬는데, 그건 영국에서도 보지 못했던 일이다.”



 - 갱스부르는 한국에 다소 낯설다.



 “그는 기욤 아폴리네르(1880~1918) 이후 최고의 프랑스 시인으로 꼽힌다. 40년 전 발표한 ‘멜로디 넬슨’ 앨범은 전세계적인 존경을 받아 왔다. 그는 항상 20년 정도 앞서 있었고, 주제가 명확한 앨범을 처음으로 만들었다. 진정한 아티스트였다. 일상에서도 멋진 청년이었다.”



 버킨은 영국에서 태어나 주로 프랑스에서 활동했다. 그의 출발은 배우였다. 1966년 영화 ‘블로우 업(Blow Up, 감독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으로 데뷔했다. 프랑스 영화 ‘슬로건’에 출연해 스타로 떠올랐고, 85년 ‘더스트(Dust, 감독 마리옹 한셀)’로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가 음악과 만난 건 68년 갱스부르와 사랑에 빠지면서였다. 둘은 ‘베이비 얼론 인 바빌론(Baby alone in Babylon)’ ‘디 두 다(Di Doo Dah)’ 등 많은 히트곡을 배출했다.



 특히 69년 발표한 ‘쥬뗌므(Je t’aime. moi non plus)’는 커플간의 섹스를 신음소리 등으로 표현한 파격적인 곡이다. “무대에서는 딱 한 번 불렀다”고 했다. 둘은 80년 헤어진 뒤에도 동반자 관계를 유지했다. 갱스부르는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에도 버킨에 곡을 줬다. 버킨은 영화작업도 계속해 ‘나의 살인사건(1978)’ ‘누드모델(1993)’ 등 30여 편에 출연했다.



 - 관심 있는 한국 감독은.



 “한국 영화를 하고 싶지만, 아마 그러기엔 너무 늙었을 거다. 특히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고 싶은데, 그가 날 필요로 할까.” (웃음)



 버킨은 65년 결혼한 음악감독 존 배리와의 사이에서 첫째 딸 케이트 배리(사진작가)를, 연인 갱스부르와의 사이에서 둘째 딸 샤를로트 갱스부르(가수 겸 영화배우)를, 82년 영화감독 쟈크 드와이옹과의 사이에서 셋째 딸 루 드와이옹(모델 겸 영화배우)을 각각 낳았다.



 버킨과 샤를로트·루는 ‘프렌치 시크’를 대표하는 패션 아이콘이기도 하다. 최소 몇 달은 기다려야 살 수 있다는 에르메스의 버킨백은 84년 버킨의 이름을 따 탄생했다.



 - 한국 공연은 어떻게 하나.



 “일본 최고의 음악인들로 구성된 밴드와 함께 한다. 나와 세르쥬의 히트곡을 함께 만날 수 있다. 나도 잘 몰랐던 세르쥬의 오래된 노래도 부를 예정이다. 관객들은 아마 60년대 파리의 거리를 세르쥬와 함께 걷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공연정보=‘제인 버킨과 세르쥬 갱스부르’ 22일 오후 8시. 서울 악스코리아. 02-6339-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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