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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뉴스 인 뉴스 <199> 제주 해군기지 쟁점 뭘까

중앙일보 2012.03.15 00:00 경제 15면 지면보기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된 제주도 민·군 복합 관광미항(해군기지) 건설이 4·11 총선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 시절 기지 건설을 결정했던 옛 열린우리당 출신의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총선 뒤 전면 백지화를 선언했습니다. 국정감사를 실시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공사현장에선 일부 반대단체의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주부터는 찬성단체들의 공사 강행을 요구하는 시위도 진행 중입니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한 진행상황을 짚어 보겠습니다.


정부 “기동전단 전략적 모항” vs 반대측 “결국 미군 기지 될 것”



토지매입·보상 끝나…7일부터 준설 시작



해군이 오는 2015년을 목표로 건설중인 제주도 민·군 복합관광 미항 조감도. 해군의 전력기동전단 모항과 15만t 크루즈 유람선 기항지로 사용될 예정이다. [해군 제공]


여느 공사와 달리 제주 해군기지 건설사업은 착공식을 하지 못한 채 시작됐다. 토지매입이 완료되고 시공사(대림산업·삼성물산 컨소시엄) 선정 및 현장 사무소도 만들어졌지만, 반대 측의 공사 예정 부지 점거와 법적 다툼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부지 조성과 부두·항만 기초 구조물인 케이슨(caisson) 제작도 작업과 중단을 되풀이했다. 그러다 지난 2월 국무총리실의 기술검증위를 거쳐 7일 부지 내 해안 돌출 바위 발파작업을 계기로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됐다. 1년 이상 늦어진 공사기간을 맞추기 위해 수중 평탄화(준설) 작업과 육상 평탄화, 발파작업, 케이슨 제작 등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8일에는 인근 화순항에 미리 만들어 뒀던 1호 케이슨이 강정마을 앞바다로 옮겨져 설치됐다. 한 개에 열흘이 걸리는 케이슨 제작도 속도를 내고 있다. 또 사방 2m 간격, 격자 모양으로 미리 뚫어 놓은 80~100개의 발파공에서 발파작업이 매일 진행되고 있다.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며 강정마을 앞바다에 뛰어든 주민과 시민운동가들을 해경이 구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체 사업비 9776억원 중 토지매입과 어업보상비 642억원, 진입도로·환경영향평가 등에 1576억원이 집행됐다. 지난해 공사중단으로 집행하지 못한 1083억원과 올해 49억원 등 1132억원이 올해 투입될 예정이다. 윤석한(대령) 공사관리실장은 “기상만 허락한다면 24시간 공사를 한다는 생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 1250억원 경제효과 예상=제주도는 2007년 강정마을에 해군기지가 들어설 경우 연간 최소 1248억 1900만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박상수 제주대 경제학과 교수와 제주도청 경제정책과장 등이 참여한 ‘제주해군기지 영향조사 연구’에서다. 이 통계는 해군 부대에 공급하는 먹거리와 유류, 시설관리비 등 부대 운영비 270억원과 부대 장병들이 이 지역에서 생활하며 지출하게 될 978억 1900만원을 합한 액수다. 기지를 방문하는 외부인이나 크루즈 기항으로 발생하는 효과는 제외한 규모다.



여기에 군장병 및 가족 면회에 따른 관광객 유치, 비품 및 자재 구입, 주민세 등을 합하면 매년 1500억원의 경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제주도는 보고 있다. 공사기간 중에는 인건비와 지역 건설회사 참여 등으로 최소 1400억원 이상, 최대 3800억원까지 제주도 지역 소득증대 효과도 추정된다. 해군 관계자는 “육·해·공군 본부가 위치한 계룡시나 육군 훈련소가 있는 논산 주민들의 대다수는 군 관련 업무로 생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군기지가 완공되면 670여 세대의 영외숙소가 들어서고, 2800여 명의 장병이 기지에서 생활할 계획이다. 간부 위주의 해군 구조상 군인 가족들까지 약 8000여 명의 생활공간이 새로 생긴다. 현재 강정마을 주민이 1900여 명인 것을 감안하면 거주 인원만 약 4배가량 늘어나게 된다. 평택시 원정리 인근이 1999년 2함대가 들어선 이후 인구 증가와 경제 활성화 효과가 나타난 것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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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2함대 인근 원정초등학교의 경우 1998년 8개 학급 253명의 학생이 다녔지만, 지금은 23개 학급 606명으로 규모가 커졌다. 강정마을의 강정초등학교는 현재 전체 6개 학급에 79명의 학생이 전부다. 올해 신입생은 8명뿐이다. 윤태정 전 마을회장은 “이 상태로 가다 보면 강정초등학교는 분교로 축소되거나 아예 없어질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해군기지에 들어설 식당이나 세탁소 등 각종 복지시설과 편의시설에서 일자리와 운영권도 새로 생긴다. 제주 해군기지는 전국 군부대에서 유일하게 민간인들에게 부대 일부를 개방할 예정이다. 축구장, 수영장, 게이트볼장, 다목적 교육관 등을 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무엇이든 동전의 양면이 있는 법. 경제효과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과거처럼 한가롭고 자연친화적인 생활환경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뜻도 된다. 따라서 반대하는 쪽에선 이를 환경파괴, 주민생활 침해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 경제효과는 제주도민 전체에 골고루 분산되지만, 피해는 강정마을에 터전을 둔 주민들에게 집중되기 때문에 소수의 반대파를 설득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이어도 관할권 주장으로 중요성 커져



해군은 제주 해군기지를 기동전단의 모항으로 간주하고 있다. 동해와 서해 중간에 위치해 다른 기지에 비해 전략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잠수함 전단을 비롯해 대형 구축함 등 우리 해군 주력의 기항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 류츠구이(劉賜貴) 국가해양국장의 ‘관할권’ 주장으로 이어도가 한·중 양국의 해양 갈등의 불씨로 떠오르자 제주 해군기지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류츠구이 국장은 이어도에 대해 “항공기와 함정을 통한 순찰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동해함대인 영파 기지에서 이어도까지 18시간(398㎞)이 걸리는 반면 부산 해군작전기지에서는 21~23시간(507㎞)이 소요된다. 목포 3함대에서도 15시간 30분(340㎞)이 걸리지만 간조일 경우에는 3~4시간이 더 소요된다. 반면 제주 해군기지에서는 전속력 항해 시 7~8시간(176㎞)이면 도달할 수 있다. 남방항로 보호를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 해 우리 배) 50만 척이 다니는 남방항로를 그냥 둘 수는 없다”며 제주 해군기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주·통합진보당, 제주기지 백지화 합의



안보를 위한 전략적 가치와 지역경제 파급효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주 해군기지는 뜨거운 감자다. 미군기지화, 환경오염, 절차상 문제를 근거로 반대운동이 지속되고 있다. 야권연대에 합의한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와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는 제주 해군기지를 백지화하기로 한 상태다.



그간 논란의 핵심은 크게 네 가지다. 우선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들어서면 미 해군이 기항하게 되고 결국 미군기지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일본의 사세보나 요코스카에 이미 미 7함대가 주둔하고 있으므로, 제주 해군기지가 미군 기지로 사용될 가능성은 없다는 게 해군의 주장이다. 제주 해군기지의 크기도 사세보나 요코스카에 비해 훨씬 작아 미 해군이 상시 주둔할 수도 없다고 한다.



또 문화재급 구럼비 바위가 파손되고 희귀 동식물이 사라져 생태계 파괴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지난해 10월 5일 문화재위원의 현지조사 결과 구럼비 바위는 제주도 해안 곳곳의 현무암질 용암류가 노출돼 있고 투물러스(tumulus·용암이 부풀어 식은 구조) 구조가 발달돼 있는 해안지형과 유사해 비교우위의 가치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해군도 1억 5000여만원을 들여 이 지역에 서식 중이던 멸종위기 2급 붉은발 말똥게와 맹꽁이, 새뱅이 등을 유사한 환경의 지역으로 옮겼다. 특히 현재 공사 중인 해군기지는 이중 오탁 방지막과 최신형 케이슨을 통한 해수 교환으로 해양오염을 최소화한다는 게 공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절차상 문제에 대한 비판도 있다. 강정마을 주민 대다수가 반대하고 있으므로 원점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해군기지 유치를 추진했던 마을 지도부가 바뀐 만큼 새 지도부의 주장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강정마을이 기지를 유치하겠다는 희망을 제주도가 받아들여 국방부에 건의해 추진한 이상,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게 공사 강행의 근거다. 국방부는 또 전체 도민 중 54.4%가 찬성(반대 38.2%)하고 강정마을 주민 중에는 56%가 찬성(반대 34.4)한다는 여론조사(제주도가 한국갤럽에 의뢰)도 근거로 제시한다. 국방부 당국자는 “강정마을 주민들의 반대가 아니라 일부 시민단체와 정치권의 반대 목소리가 도드라져 반대 목소리가 커 보이는 것”이라며 “공사를 지속한다는 국방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 밖에 15만t 크루즈 기항 여부도 논란거리다. 15만t 크루즈 2척이 동시에 기항할 수 있는 규모의 민·군 복합형 항구가 돼야 한다는 제주도의 요청에 따라 제주 해군기지는 민·군 복합 미항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제주도는 “15만t 크루즈 입항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내며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시뮬레이션에 제주도가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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