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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창업 키워드는 ‘여자한테 팔아라’

중앙일보 2012.03.15 00:00 경제 14면 지면보기
‘어떻게 하면 봄철 여심(女心)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어느 노총각의 한숨 섞인 고민이 아니다. 요즘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여심 잡기에 몸이 달았다. 여성은 본디 소비자들 중 가장 강력한 구매 결정권자다. 살림과 생활에 필요한 모든 제품은 보통 여성이 구매한다. 남성들이 옷ㆍ화장품을 살 때도 여성의 조언은 절대적이다. 마케팅 전문가 마사 발레타는 자신의 저서 『여자한테 팔아라』에서 ‘모든 소비재의 80% 이상은 여성이 구매한다’고도 했다.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느냐 못하느냐에 업체의 성패가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커피전문점ㆍ편의점ㆍ베이커리전문점ㆍ분식점 같은 외식업체들이 잇따라 ‘카페형 매장’을 내놓는 것도 여성 고객을 사로잡기 위함이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아이템 선정부터 메뉴ㆍ제품ㆍ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여성 고객의 심리를 파악해 마케팅 전략을 짜는 게 중요하다”며 “맛ㆍ분위기ㆍ호기심 3박자를 두루 갖추면 절반은 성공한 셈”이라고 말했다.



채승기 기자



지난 10일 서울 역삼동 블랙스미스 강남역점에서 손님들이 채소와 꽃 장식을 얹은 ‘피자 프리마베라’를 즐기고 있다. 일명 ‘꽃피자’로 불리는 이 피자는 여성 고객들이 많이 찾는 메뉴 중 하나가 됐다.


여성은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맛ㆍ냄새ㆍ소리ㆍ촉감 등을 동시에 느끼는 데 능하다. 하나의 상품을 구매할 때는 관련된 다른 것들에도 관심을 갖는다. 예를 들어 음식점에서 주문할 때는 메뉴뿐만 아니라 인테리어나 그릇 디자인, 음악, 종업원의 서비스 같은 것들을 모두 민감하게 느낀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요즘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여성들의 ‘오감(五感)’을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카페베네가 론칭한 이탈리안 음식점 ‘블랙스미스’(www.blacksmith.co.kr)는 빈티지 인테리어를 갖추고 여성들의 취향을 반영한 메뉴를 준비했다. 일명 ‘꽃피자’로 불리는 ‘피자 프리마베라’가 대표적이다. 이 피자는 신선한 채소와 꽃 장식을 피자에 얹었다. 여성 고객들의 눈과 입을 만족시키려는 의도다. 블랙스미스는 고객의 70% 이상이 여성이다.



여성 고객 잡기에 성공한 대표적 업체는 ‘미스터피자’(www.mrpizza.co.kr)다. 이 업체는 1990년 국내에 1호점을 낸 이후 줄곧 ‘made for woman’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기름기 없는 수타피자로 여성 고객을 공략했다. 여성을 타깃으로 한 ‘그녀들의 피자 콘테스트’ ‘우먼스 데이’ 같은 마케팅도 활발하게 벌였다. 20~30대 여성들이 선호하는 해산물로 만든 ‘씨푸드아일랜드2’와 ‘코코넛 쉬림프’ 같은 메뉴를 잇따라 내놓는 것에서도 여성 중심 전략을 엿볼 수 있다.



독주보다는 부드러운 술을 찾는 여성들을 위한 프랜차이즈 주점도 눈길을 끈다. ‘플젠’(www.plzen.co.kr)은 맥주 위에 크림 거품을 얹은 크림생맥주와 벽돌과 원목을 사용한 카페형 인테리어로 차별화했다.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하는 여성을 위해 매장에서 직접 커피를 뽑아주기도 한다.



‘와라와라’(www.wara-wara.co.kr)는 여성 고객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배려 마케팅’을 선보인다. 예를 들어 여성이 음식을 먹을 때 긴 머리카락 때문에 불편을 겪는다는 데 착안해 머리끈을 제공하거나, 치마를 입은 고객이 쓸 수 있도록 무릎 담요를 준비해 놓는 식이다. 음주 후 귀가하는 여성을 위해 콜택시나 대리운전 기사를 불러주는 ‘안심 귀가 서비스’도 이 업체만의 자랑이다.



여성, 특히 주부들은 가족의 건강과 자녀교육에 관심이 많다. 가족의 건강을 위협하는 유해물질이나 집안 위생에 관한 문제들은 주부들의 영원한 고민거리다. ‘에코홈케어’(www.ecolady.co.kr)는 이 같은 주부들의 심리를 공략한 업체다. 이 회사는 식물에서 추출한 천연살충제와 아로마향을 활용해 집안 공기를 개선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나무에서 나오는 천연물질인 피톤치드를 이용, 건축자재와 가구에서 방출되는 포름알데히드 같은 화학 물질을 분해해주는 식이다. 에코홈케어 관계자는 "아토피를 앓는 자녀를 둔 주부들의 문의가 특히 많다”고 귀띔했다.



여성 고객을 직접 마케팅에 참여시킴으로써 이들의 마음을 사는 경우도 있다. ‘한촌설렁탕’(www.hanchon.kr)은 여성 고객만으로 구성된 ‘도깨비평가단’을 통해 가맹점의 위생 상태를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 남성보다 여성이 좀 더 세심하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아무리 여심 잡기가 대세라지만 조심할 점도 있다. ‘여성 고객의 심리를 읽는 것’과 ‘여성만을 위한 상품 판매’는 엄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결국 돈을 쓰는 사람이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에게 어필하라는 것이지, 남성 고객을 고려하지 말라는 얘기는 아니다”고 조언했다. 또 "여성 고객들은 모방형 소비가 두드러지기 때문에 여성들의 입소문이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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