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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자릿수 이자 내는 가계 2008년 이후 최고

중앙일보 2012.03.15 00:00 경제 9면 지면보기
은행에서 이자율이 두 자릿수인 고금리로 돈을 빌린 가계의 비중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14일부터 이틀간 17개 은행의 대출금리에 대한 특별 점검에 들어갔다.


1월 신규 가계대출 중 4.6% 차지
주택대출 줄고 무담보 고금리 허덕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의 올 1월 신규 가계대출에서 연 1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이 차지한 비중은 4.6%로 지난해 12월(2.6%)보다 2%포인트 급등했다. 세계 금융위기가 극심했던 2008년 10월(4.6%) 이후 최고 수준이다. 특히 연 12% 이상의 이자를 내는 대출의 비율은 2008년 10월(2.7%)보다 올 1월(3.2%)이 더 높았다. 두 자릿수 이자를 내는 사람은 신용대출자다. 담보 없이 돈 빌린 사람의 사정이 더 팍팍해졌다는 뜻이다.



 일부 은행은 “연 11~14% 이자를 내는 새희망홀씨대출 등 서민 대출에 신경을 썼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농협은행 등 6개 은행의 신규 새희망홀씨대출은 지난해 12월 1043억원에서 올 1월 654억원으로 되레 줄었다. 지난해 말 연간 실적을 늘리려 ‘밀어내기 대출’을 했던 탓이다. 게다가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나간 새희망홀씨대출은 1조3600억원 정도로 은행 가계대출 잔액(약 453조원)의 0.3% 수준에 불과하다.



 고금리 대출 비중이 치솟은 이유 중 하나는 이자율이 연 5% 안팎인 주택 관련 대출이 줄었기 때문이다. 취득세 감면 혜택이 지난해 말로 끝난 영향이다. 은행의 주택대출은 1월에 잔액 기준으로 9000억원 감소했다. 싼 이자 대출이 적어지다 보니 비싼 이자를 무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올라갔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설명이 부족하다. 은행권의 평균 신용대출 금리가 함께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1월 신규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연 7.23%로 지난해 12월(연 6.07%)보다 1%포인트 이상 올라갔다. 아파트 계약자에게 적용하는 집단대출을 뺀 일반 신용대출 금리도 같은 기간 7.9%에서 8.16%로 높아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물량 경쟁이 가능할 때는 금리를 낮춰 ‘박리다매’에 나섰던 은행이 양적 경쟁이 힘들어지자 금리를 높였을 가능성이 있다”며 “대출금리를 합리적으로 조정했는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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