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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만기 100년짜리 국채 발행하기로

중앙일보 2012.03.15 00:00 경제 8면 지면보기
영국 정부가 특기를 발휘한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만기 100년짜리나 만기가 따로 없는 길트(Gilt·영국 국채)를 발행하려고 한다”며 “재무장관인 제임스 오스본이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금융위기·전쟁 때 자주 쓰는 카드
연기금 펀드가 매수 1순위 꼽혀

 초장기 국채(Super Long Gilt) 발행은 영국의 장기였다. 영국은 18세기 이후 버블에 따른 금융위기나 전쟁 시기에 만기가 없는 채권(영구채)을 발행하곤 했다. 저금리 국면을 활용해 초장기 국채를 찍어내 조달한 돈으로 기존 채권을 상환해 이자부담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FT는 “(159년 전인) 1853년에 발행된 영구채가 지금도 유통되고 있다”며 “현재 수익률은 연 3.8% 정도”라고 소개했다. 이는 영국 최초 금융투기 사건을 일으킨 회사인 사우스시의 채권 등을 교환해 주기 위해 발행된 것이다.



 현재 미국과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2%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13일 현재 영국 10년 만기 길트 수익률도 연 2.17%였다. 미국·영국 등이 공격적으로 양적 완화(QE)를 한 탓이다. 이런 저금리 국면을 이용해 초장기 채권이나 영구채를 발행하면 재정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채권자가 영국 정부한테서 원금 받기를 사실상 포기해야 하는 이런 국채를 누가 살까. 연기금 펀드가 첫손에 꼽힌다. 연기금은 기본적으로 몇십 년, 몇백 년 동안 자금을 운용해 수익을 가입자에게 나눠줘야 한다. 이런 연기금 속성에 초장기 또는 영구채가 제격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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