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J Report] FTA의 아침, 포드 오늘 최고 525만원 내린다

중앙일보 2012.03.15 00:00 경제 4면 지면보기
미국 미시간주 웨인에 있는 포드 자동차 공장에서 막판 조립 과정을 거치고 있는 소형차 ‘포커스’들. 한·미 FTA가 15일 발효되면서 미국산 자동차의 수입관세가 4% 낮아지자 포커스의 소비자 가격은 95만원 싸졌다. [블룸버그]


미국의 자동차업체 ‘빅3’ 중 하나인 포드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와 동시에 한국 소비자들에게 가격 인하 보따리를 풀었다.

한·미 FTA 발효 맞춰 인하



 포드코리아 정재희(52) 사장은 14일 서울 태평로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5일부터 한·미 FTA 발효에 따른 관세 인하 효과는 물론 고려할 수 있는 모든 방식을 총동원해 최대한 가격을 낮춰 차량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수입 완성차에 대한 관세가 4% 낮아지고 배기량 2000㏄ 이상 차량의 경우 개별소비세도 2%(통관 이전 가격 기준) 줄어든다. 이런 점만 고려하면 6%를 넘지 않는 선에서 소비자가격을 내릴 여지가 생기지만 포드 차종은 최고 8.9% 싸졌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링컨 MKX가 대표적이다. 이 차의 소비자가격은 5990만원에서 5375만원으로 525만원 낮아졌다. 대형 세단인 링컨 MKS는 405만원(7%) 내렸다. 퓨전 하이브리드는 7.1% 인하돼 경쟁 차종인 도요타 캠리 하이브리드와 같은 가격인 4290만원에 판매한다. 정 사장은 “한·미 FTA 발효를 계기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외면받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절치부심하며 6개월간 시장 조사를 병행해 책정한 가격”이라고 전했다. 그는 “포드코리아의 이익은 물론 딜러들이 가져가는 마진을 최소화하더라도 우선 많이 팔아서 미국산 브랜드에 대한 친숙성을 높이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포드의 간판 모델인 대형 세단 토로스SHO의 값은 5240만원에서 4955만원으로 285만원(5.4%) 싸진다. 노선희 포드코리아 이사는 “통관 전의 가격을 기준으로 개별소비세가 2% 인하되는 것이라서 통관 때부터 추가되는 운송비나 딜러 마진 등 각종 비용을 고려하면 실제 소비자가격의 1% 정도가 내려가는 셈”이라며 “개별소비세와 관세 인하 효과를 고려하더라도 30만원 정도 더 낮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애초 최대 5%의 가격 인하를 고려했었다고 한다. 정 사장은 “언제 다시 올지 모를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인식을 미국 본사도 공유했다”며 공격적인 마케팅 선언의 배경을 설명했다.



 포드코리아는 부품 161종의 가격도 평균 20% 내리기로 했다. 엔진오일·에어컨 필터 등 자주 갈아줘야 하는 부품 27종은 30%, 후드·범퍼 등 주요 수리 부품은 25% 싸진다. 인기 모델인 토로스와 링컨 MKS의 부품들은 최대 35%를 깎아준다. 이렇게 되면 현재 53만원인 토로스의 앞부분 범퍼는 34만4500원이 된다. 정 사장은 “인하된 부품가격은 유럽·일본 등 7개 경쟁사 평균의 47~87% 수준에 불과해 앞으로 포드 부품 수입가격이 비싸다는 얘기는 듣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윤대성 전무는 “한·미 FTA 발효로 인한 자동차 부품 관세 철폐로 8% 정도 값을 내릴 여지가 있는데, 포드코리아의 결정은 파격적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수입차 업체들 간 부품 가격 조정 경쟁이 있을 것이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욱 합리적인 가격에 애프터서비스(AS)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GM코리아는 이미 지난달 말 캐딜락 전 차종의 가격을 100만~400만원 내렸다. 크라이슬러도 랭글러·그랜드 체로키·컴패스 등의 2012년형 모델 가격을 2~3% 인하했다. 도요타는 신형 캠리 가격을 1월에 100만원 낮추는 등 미국에서 생산해 들여오는 차종에 관세 인하분을 미리 반영했다. BMW는 미국산 SUV인 X3·X5·X6의 가격을 낮출 계획이다.



문병주 기자





한·미 FTA와 차 관세



미국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의 한국 수출분에 대해서 15일 0시부터 현재 8%인 관세가 4%로 낮아진다. 2016년 3월 15일부터는 완전 철폐된다. 미국으로 수출되는 한국산 차에 대한 즉각적인 관세 인하 혜택은 없다. 승용차는 현재 2.5%의 관세가 앞으로 4년간 그대로 유지된다. 화물차 등 상용차에 대해서는 앞으로 7년 동안 지금의 25% 관세가 유지된다. 8년째부터 단계적으로 낮아져 10년째 되는 해에 완전 철폐된다.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