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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원 투자 900만원 수익' 광고男 사실…

중앙일보 2012.03.15 00:00 경제 3면 지면보기
지난해 한 일간지에 실린 미용용품 프랜차이즈 창업 광고. 1000만원 투자로 한 달에 900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한 남성의 성공사례가 실렸다.


공정위 “무점포 창업 주의 필요”

 “시설투자가 없는 것만으로도 즉각 수입 예측이 가능하더라고요. 본사의 지원 덕분에 자신을 갖고 시작했죠. 지금은 한 달에 900만원의 수익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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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주먹을 불끈 쥔 사진 속의 이 남자는 실제 창업자가 아니었다. 업체가 내세운 가공의 인물이었다. 이 광고에 속은 가정주부 A씨(53)는 960만원을 내고 계약을 했다. 회사가 섭외한 위탁판매점에 놓인 진열대만 잘 관리하면 그곳에서 수익이 나올 거라 믿은 것이다. 하지만 제품은 잘 팔리지 않아 A씨의 수입은 월 10만~20만원에 그쳤다. 계약 해지를 요구했지만 당초 약속한 반환금도 받지 못했다. A씨는 회사 ‘㈜큐큐에프앤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B씨(36)는 도넛 업체의 허위광고에 속았다. ‘890만원으로 이룬 인생 역전’이라는 광고문구에 현혹된 것이다.



허위·과장 광고로 공정위에 적발된 ‘㈜큐큐에프앤씨’의 가맹점 모집 광고.
대학에 다니는 두 딸을 둔 50대 여성이 생활비를 걱정하다가 이제는 어엿한 사장님이 돼 남편 월급만큼의 돈을 벌고 있다는 성공 이야기가 그를 자극했다.



그는 계약을 하고 회사로부터 소개받은 판매점 20곳에 도넛을 납품했다. 판매량에 따라 이익금을 나중에 돌려받기로 했지만 재납품 요구는커녕 반품이 속출했다. 890만원 투자에 첫 달 수익은 4만5000원. B씨는 3개월 만에 사업을 접고 지금은 회사 대표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큐큐에프앤씨에 대해 허위·과장광고 혐의로 과징금 1700만원을 매겼다고 14일 밝혔다. 공정위 조사·심사 과정에서 회사 문을 닫은 태성의 대표 위모(52)씨에 대해선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큐큐에프앤씨는 프랜차이즈 가입 지사의 평균 수익이나 시장 동향 등 객관적인 자료 분석 없이 237개 지사 중 1개 지사의 매출 자료만을 근거로 ‘위탁점 관리만으로 월수입 500만원 거뜬’이라는 과장광고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태성 대표 위씨는 조사 과정에서 “가입자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한 뒤 회사를 폐업조치해 조사 종결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현재 가입 피해자들이 이들 업체와 위씨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낼 수 있도록 대한법률구조공단에 상담을 의뢰해 주고 있다.



 이들 두 회사의 사업 방식은 창업자가 본사에 일정 금액을 내면 본사가 섭외한 위탁판매점에서 물건을 판매하게 하는 숍인숍(Shop-in-Shop) 형태의 신종 무점포 창업이다. 공정위는 이 같은 방식의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에게 ▶광고에 소개된 성공 사례를 맹신하지 말고 ▶반드시 사전에 예상 매출액을 확인할 것 등을 당부했다.



 공정위 서울사무소 김관주 소비자과장은 “무점포 방식 소자본 창업의 과장 성공 사례가 경기가 안 좋은 요즘 같은 때 서민을 현혹하고 있다”며 “광고 내용이 실제와 다른 경우가 많아 창업 희망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선욱 기자





숍인숍(Shop-in-Shop) 무점포 창업



창업자가 본사에 일정 금액을 내면 본사는 미용실·약국·피부관리실·찜질방 등 위탁판매점을 섭외해준다. 창업자는 본사에서 공급받은 제품을 이들 위탁점 진열대에 비치해 물건 판매에 따른 수익을 얻는 방식이다. 일반 프랜차이즈 사업과 달리 점포 임대료 등의 투자비용 없이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다는 이 점 때문에 서민층에게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일부 프랜차이즈의 경우 본사가 창업자에 대해 영업 교육을 하지 않고 영업 전반에 걸친 통제·지원도 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공정위는 사업자 모집 광고 내용이 사실과 다른 사례가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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