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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1위 앱' 만든 한국 휴학생 "수입은…"

중앙일보 2012.03.15 00:00 경제 2면 지면보기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양궁월드컵(ArcherWorldcup!!)’의 개발자 김현수씨가 초기 화면을 선보이고 있다. 전 세계에서 440만 건이 넘는 다운로드 건수를 기록했다.
사무실도 없이 학교 도서관에서 연구개발하는 악조건 속에서 세계 1위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이하 앱)을 만든 이가 있다. 부산대 기계공학과 휴학생인 김현수(26)씨다. 그가 만든 아이폰용 앱인 양궁월드컵(Archerworldcup!!)은 지난해 말 출시 한 달 동안 누적 다운로드 수 370만 명을 돌파했다. 현재까지 441만3000여 명이 이 앱을 다운받았다.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16개국에서 무료 앱 중 1위를 차지한 성적이다. 다른 47개국에서는 무료 앱 5위 안에 드는 성과를 냈다.


학교 도서관서 앱 만든 김현수씨

 그는 14일 “무료인 데다 간단한 동작키만으로 게임을 구동할 수 있는 단순성이 인기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양궁월드컵 외에 일정관리 앱인 체크투두(checktodo) 등 10여 종의 앱이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김씨가 만든 앱의 다운로드 건수를 모두 합하면 524만 건을 헤아린다. 평범한 대학생인 김씨가 앱 개발에 뛰어든 것은 군 제대 후 2010년 스마트폰(아이폰4)을 처음 구입하면서부터다. 그는 “스마트폰을 처음 본 순간 망치로 맞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며 “고등학교 때에도 간단한 휴대전화용 게임을 만들어 친구들에게 보여주곤 했는데, 그때 아이폰의 앱스토어처럼 프로그램을 교환할 수 있는 툴을 생각해내지 못한 게 무척 아쉽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앱 개발에 필요한 기초는 실업계 고교에 다니면서 쌓았다. 여기에 직접 인터넷을 뒤져 게임을 만들고 이를 휴대전화에서 구동하는 방법을 찾았다. 학생 신분이다 보니 사무실도 없이 앱 개발에 뛰어들었다. 김씨는 “학교 도서관에서 오전 7~8시부터 저녁 늦도록 앱에만 매달렸다” 고 말했다.



 그는 게임 개발 아이디어를 일상 속에서 얻는다. “만화책도 읽고, 친구들과 대화를 하거나 길을 걷다가도 ‘이런 게 필요하겠다’ 싶으면 바로 앱 제작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의 첫 작품인 체크투두(checktodo)도 일정을 자주 잊어버리는 지인을 위해 만들었다. 이 앱은 50만 건가량 다운로드됐다.



 앱은 유료가 아닌 무료로 만드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최대한 많은 이가 편히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는 “수입은 애드몹이란 플랫폼을 활용해 게임 속에서 자연스럽게 광고가 노출되도록 하고 여기서 일정 금액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가장 어려운 점은 시간 관리다. 그는 “‘어떤 앱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도 개발을 미루다 보면 비슷한 앱이 일주일쯤 뒤 앱스토어에 올라와 있더라”며 “휴학하고 전업 개발자로 나선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학교 근처 부산 온천동에 49.5㎡(15평)가량의 숙식이 가능한 사무실을 구하고 회사를 설립했다. 직원은 그를 포함해 세 명. 모두 김씨의 고교 동창들이다. 김씨는 “실력과 관심만 있으면 얼마든지 적은 자본으로도 활동이 가능한 세상이 됐다”며 “수익이 적든 많든 앱 개발이 내가 가장 즐길 수 있는 일이고, 그렇게 즐기다 보면 자연스레 수입도 따라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애드몹(AdMob) 구글이 운영하는 글로벌 최대 규모의 앱 광고 네트워크로, 최다 페이지뷰를 자랑한다. 해외와 국내 모바일용 앱에 광고를 게재할 수 있다. 무료앱이라도 애드몹을 통해 광고를 게재하면 개발자는 일정 액수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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