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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융위기 졸업? 세계증시 흥분

중앙일보 2012.03.15 00:00 경제 1면 지면보기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중개인이 전광판을 바라보며 환호하고 있다. 이날 다우존스 지수는 1만3177.68로 마감, 4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 AP=연합뉴스]


미국·유럽발 훈풍에 한국 증시도 반색했다. 13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2050선을 넘었다.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이다. 전날 다우지수가 4년 만에 1만3000을 뛰어넘고 나스닥지수도 12년 만에 3000선을 돌파한 데 힘입어서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선 “금융시장이 2008년 위기를 딛고 본격 회복세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발빠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우지수 1만3000 돌파
2008년 금융위기 뒤 최고
코스피도 연중 최고 2045



 미국 뉴욕 증시가 마감을 앞둔 13일(현지시간) 오후 3시 무렵 JP모건이 깜짝 발표를 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19개 은행지주회사를 대상으로 건전성을 점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합격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이어 배당금을 주당 5센트 올려 30센트로 하고 2013년까지 150억 달러를 들여 자사주를 사들이겠다고 선언했다. JP모건 주가는 급등했다. 그러자 Fed가 당황했다. 애초 Fed는 15일 시장 마감 후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JP모건이 실수로 ‘속도위반’을 하자 서둘러 19개 은행지주회사 중 15개가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공개했다.



시장은 흥분했다.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엔 엄격한 잣대가 적용됐다. 예컨대 ▶미국 실업률이 13%로 치솟고 ▶주가는 2년 동안 60% 폭락하며 ▶주택가격은 지금보다 21%가 더 떨어지고 ▶유럽·아시아 경제가 침체에 빠진다는 전제 아래 이뤄졌다. 한마디로 2008년 같은 충격이 다시 와도 버틸 만한가를 따져봤다는 얘기다. 그 결과 15개 은행지주회사가 Fed로부터 합격 판정을 받았다. 씨티그룹과 메트라이프·선트러스트·얼라이 파이낸셜 등 4개 지주사는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씨티은행이 불합격했지만 시장은 ‘월가 주요 은행이 금융위기의 악몽에서 깨어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희소식은 또 있었다. 신용평가회사 피치는 이날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제한적 디폴트(RD)’에서 투기등급인 ‘B-’ 등급으로 높였다.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stable)’으로 올렸다. 아직 투자적격 등급과는 거리가 멀지만 피치가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올린 건 2003년 이후 처음이다. 피치는 “이번 등급 조정은 국채교환 참여율 96%와 1720억 유로의 국채 교환이 공식 확인된 것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리스는 12일 그리스법에 따라 발행한 국채 1720억 유로를 보유한 민간 채권단과 ▶빚의 53.5%는 탕감하고 ▶31.5%는 1~30년 만기에 금리도 더 낮은 새 그리스 국채로 ▶나머지 15%는 2년 만기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채권으로 교환한 바 있다.



 이날 한국 증시도 이런 ‘희소식’에 반응했다. 삼성전자는 한때 125만5000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가를 또 경신했다. 증권가에서는 벌써 코스피지수 2100선, 2150을 전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신중론이 대세다. 그리스의 국가부채는 2020년까진 국내총생산(GDP)의 120% 밑으로 떨어지기 어렵다. 크게 나빠지지도 좋아지지도 않는 게걸음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많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세계경기가 회복세인 것은 맞지만 탄력은 떨어졌고, 실적이 나빠지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미국 증시가 장기 횡보 장세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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