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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보석보다 값진 지름 10㎝ ‘단독경보형감지기’

중앙일보 2012.03.09 04:25 11면 지면보기
홍상의
천안동남소방서장
삶을 살다 보면 작지만 중요한 것의 가치를 모르고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다이아몬드광산 개발이 시작된 것은 우연한 기회를 통해서였다고 한다. 한 상인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어느 마을에 머물렀을 때 선반 위에서 광채를 발하고 있는 커다란 돌맹이 하나를 발견하고는 주인에게 물었다.



 “저 돌맹이는 무엇입니까?” “저것은 내 아들이 산에서 주워온 돌입니다” “내가 아이를 위해 좋은 장난감을 줄테니 저 돌멩이를 내게 주지 않겠소?” 주인은 상인에게 몇 번이나 고맙다고 인사를 하며 선반에 놓인 돌맹이를 건넸고 그 돌은 케이프타운의 보석상에게 12만 5000달러에 팔렸다.



 지금은 수 백만 달러를 호가한다고 한다. 그 주인에게는 보잘것없는 돌멩이에 불과했지만 그것은 값비싼 다이아몬드였다.



 지난해 충남도에서 발생한 화재는 3089건, 이 중 주택화재가 764건으로 24.7%를 차지하며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 역시 전체 124명 중 57명으로 45%에 육박한다. 주택화재는 2009년 689건으로 전체 화재의 23%, 2010년 24%로 꾸준한 분포율을 나타내고 있다.



 게다가 최근 잇따른 인명피해의 대부분이 개인 주택화재 사고임을 감안하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일반주택의 경우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비해 기본적인 소방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아 심야 취침 시간대에 화재 발생 시 화재 사실을 알지 못하고 유독가스를 마시거나 탈출하지 못해 사망하는 사례가 많다. 현재 주택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가장 효과적이고 저렴한 방법으로 알려진 것은 ‘단독경보형감지기’ 설치다. 지름 10㎝의 감지기를 집안에 설치하면 센서가 화재를 감지하고 즉시 빨간불이 점멸하면서 삐삐 소리를 내며 화재 발생사실을 알려줘 신속한 대피와 초기진압을 수월하게 할 수 있다.



 천안동남소방서는 2009년부터 사회적 취약가구를 대상으로 단독경보형감지기와 소화기를 보급하고 있다. 이를 활용해 화재를 예방하거나 피해를 줄이는 등의 가시적인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 취약가구를 대상으로 우선 보급하기 때문에 전체 주택화재를 예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5일부터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을 개정, 일반 단독주택에 소화기구와 단독경보형감지기 설치를 의무화 하도록 했다.



 해외사례를 보면 미국은 1970년대부터 주택에 경보기를 보급해 현재 94%의 보급률을 기록, 주택화재에 의한 사망자를 40% 이상 감소시키는데 성공했다. 이처럼 화재에 취약한 주택의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화재발생을 조기에 인지할 수 있는 단독경보형감지기와 초기진압용 소화기 등 기본적인 소방시설을 설치, 보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치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불필요하고 쓸모 없는 설치가 될 수 있지만 단독경보형감지기의 가치를 아는 사람에게는 10㎝에 불과하지만 보석보다 귀한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기적인 것이다.



당신은 지금 기적의 가치를 지나치고 있지 않는가. 



홍상의 천안동남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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