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화인코리아, 회생 인가만 나면 되는데 …

중앙일보 2012.03.09 01:27 종합 24면 지면보기
‘재벌개혁에도 아랑곳 않는 통큰 사조-통큰 사조의 끝없는 탐욕 ’


담보채권 66% 가진 사조그룹
M&A 노리며 인가 반대
화인은 정부·국회에 탄원서 내

 최근 일간신문들 1면에 잇따라 실린 광고의 제목이다.



 화인코리아가 자사를 M&A(인수합병)하려는 사조그룹을 비난하며 회생 인가 동의를 촉구하고 있다. 또 대기업의 횡포로 희생되는 중소기업과 무담보 채권자들이 생기지 않도록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자는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이에 관한 탄원서도 정부와 국회에 냈다. 이에 대해 사조그룹은 파산 선고를 받은 기업의 담보채권을 취득한 후 경매를 통해 인수하는 것은 일반적인 M&A 방식인데도 화인코리아가 악의적으로 여론몰이를 하려 한다고 맞서고 있다.



 전남 나주에 있는 화인코리아는 오리·삼계 전문 업체다. 임직원이 600여 명, 지난해 매출은 약 1000억원. 협력업체가 500여 개, 오리·닭을 사육하는 계열 농민이 300여 명에 이른다. 그러나 2003년 조류인플루엔자(AI) 유행에 따른 소비 감소 등으로 부도났고, 화의에 들어갔다 취소당해 2010년 12월 파산했다. 이후 다시 법원으로부터 회생 인가를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담보채권의 66%를 보유한 사조그룹이 회생 인가를 반대하고 있다. 사조는 지난해 1월 관계사 등을 동원해 화인코리아에 대해 금융기관들이 가진 채권 170억원을 매입했다. 화인코리아 임직원 대표 안이석(46)씨는 “원래 채권자가 아니었던 사조가 뛰어들어 회생을 막아 회사를 인수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금과 현금화 가능 자산이 약 220억원, 관련 회사 등으로부터 협조받을 수 있는 금액이 약 200억원이어서 회생 인가만 받으면 담보채권(256억원)을 다 갚을 수 있고, 무담보 채권 또한 전액을 분할 상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화인코리아에 담보 없이 물건 등을 대 준 채권자는 280여 명이고, 총액은 800여 억원이다.



 이에 대해 사조 측은 “화인코리아가 2003년 부도 후 회생할 수 있다면서 무려 8년을 끌어와 채권단이 지친 상태다. 2010년 12월 법원이 파산 결정을 내린 것도 채권단 다수가 화인코리아의 채무 변제계획을 거부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또 “화인코리아가 밝히는 상환 능력을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사조 측은 비난 광고를 낸 전 화인코리아 임직원 대표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해 벌금 5000만원의 판결을 받아냈다. 현 임직원 대표인 안씨에 대해서도 명예훼손을 문제삼아 검찰에 민·형사로 고소해놓고 있다.





◆기업회생절차=법원의 관리 아래 진행되는 기업 구조조정 절차. 과거의 법정관리에 해당한다. 해당 기업을 살리는 것이 청산할 때 가치보다 높고, 갱생 가망이 있다고 판단될 때 진행된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상 담보채권의 4분의 3 이상, 일반채권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할 경우 법원이 회생계획안을 가결할 수 있다.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