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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20만원 식사, 1000만원 꽃장식…공정위, 특급호텔 결혼식 강매했나 조사

중앙일보 2012.03.09 01:13 종합 2면 지면보기
6월 결혼을 앞둔 남모(30)씨는 최근 서울 시내 호텔을 돌며 결혼식 비용을 알아봤다. 올해 초 일반 예식장에서 결혼한 친구가 촘촘히 짜인 예식시간에 쫓겨 식을 진행하랴, 식사하랴, 폐백하랴 허둥대는 모습을 본 기억 때문이었다. 하지만 남씨는 호텔 결혼식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특급호텔들이 하객을 많이 수용할 수 있는 큰 홀을 빌려 높은 가격의 식사, 꽃장식, 얼음장식 등을 선택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최근 객실료 담합 조사에 나선 공정거래위원회가 특급호텔들이 이 같은 결혼식 횡포를 부리고 있는지 등으로 조사를 확대한다.


객실료 담합 따져보기 이어
외국계 호텔로 대상 확대

 공정위는 8일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과 리츠칼튼호텔 등 외국계 특급호텔을 방문해 객실료는 물론 웨딩·연회비 등에 대해 광범위한 조사를 했다. 7일 대기업이 운영 중인 서울시내 특급호텔 7개를 집중 조사한 데 이어 이날 외국계 호텔로 조사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외국계 호텔 관계자는 “8일 오후 공정위 조사관 두 명이 객실료와 웨딩비 등 전반을 조사하고 갔다”고 말했다. 공정위 관계자도 “특급호텔들의 객실료와 웨딩비·연회비 등 전반적인 사안을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가 특급호텔의 객실료에 이어 웨딩비까지 조사하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불공정 행위가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한 것이다. 웨딩업계에서는 오래 전부터 특급호텔이 예비부부들에게 식사·꽃장식 외에도 폐백과 영상 현장 중계, 얼음장식 등을 요구한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특급호텔은 결혼식장으로 100명 안팎, 200~300명, 400~700명, 700~850명이 들어갈 수 있는 홀을 빌려준다. 예비 부부들은 어떤 홀을 빌리든 규모에 따라 1인당 식사비로 15만~20만원, 꽃장식비 1000만~1500만원 정도를 지불한다.



또 결혼식 장면을 현장에서 영상으로 생중계(약 200만원)하거나 폐백(약 100만원), 진행 연출(약 200만원), 얼음장식(약 70만원) 등을 추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특급호텔 관계자는 “결혼식 식대가 높은 것은 홀 대관료를 따로 받지 않기 때문”이라며 “꽃장식이나 폐백, 영상 중계 등은 고객들의 선택에 맡긴다”고 말했다.



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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