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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간다 인간 도살자 잡아라 … SNS 체포작전

중앙일보 2012.03.09 00:44 종합 14면 지면보기
우간다의 반인륜적 반군 지도자 조셉 코니(Joseph Kony·61·사진)를 규탄하는 동영상 한 편이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KONY 2012’라는 이름의 이 유튜브 영상의 조회수는 게시 이틀째인 8일 2200만 건을 넘었다. ‘아랍의 봄’에서 저항 시위의 촉매 역할을 했던 SNS가 국제범 공개 수배 역할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조셉 코니는 1987년 결성된 우간다 반군 단체 ‘신의 저항군(LRA)’을 이끄는 리더다. 정권 축출을 명목으로 민간인 수천 명을 잔혹하게 학살했을 뿐 아니라 어린이 수만 명을 납치해 게릴라군으로 투입한 것으로 악명 높다. 국제형사재판소(ICC)의 공개 수배대상이다. 30분 남짓한 ‘Kony 2012’는 이 조셉 코니를 체포해 어린이 학대를 막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동영상을 만든 이는 미국인 제이슨 러셀. 그는 9년 전 우간다에서 LRA 소년군 제이콥을 만난 것을 계기로 코니 고발운동에 나섰다. 동영상에는 러셀이 미 정치권에 협조를 호소하다 좌절하면서 ‘인비지블 칠드런(Invisible Children)’이라는 단체를 직접 만든 과정이 소개된다. 이들은 우간다에 학교를 세우고 어린이를 돌보며 명사들을 섭외해 운동을 확산시켰다. 마침내 지난해 1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우간다에 특수군 100명을 파견해 ‘코니 체포작전’에 나섰다.



 ‘Kony 2012’는 세계인의 관심이 없다면 체포 작전이 조기에 끝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한다. 이를 막기 위해 ‘코니를 유명하게 만들어서(실은 그의 악행을 널리 알려) 그를 꼼짝 못하게 하자’는 컨셉트다. 영상 속엔 러셀의 천진난만한 아들 게빈과 대비되는 아프리카 아이들의 참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4월 20일을 국제적인 D데이로 정해 코니를 규탄하자는 동영상은 시간당 조회수가 100만 이상으로 늘 정도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하지만 ‘SNS를 통해 역사를 만들자’는 이 운동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단지 코니를 널리 알리는 것만으로 그를 처단할 수 없다는 현실론이다. 워싱턴 타임스는 7일자에서 “우간다에선 코니의 LRA만이 아니라 그들을 탄압해온 정부군 측도 소년 납치와 미성년 강간 등을 저질러 왔다”고 환기시켰다. 코니를 ‘악당(evil man)’으로 규정하는 것 이상으로 상황이 복합적이라는 지적이다.



 ‘인비지블 칠드런’이 동영상 홍보를 통해 기부를 독려하는 것도 구설에 오른다. 15달러(약 1만7000원) 이상 기부하면 ‘KONY 2012’ 팔찌와 포스터 등이 든 ‘액션 키트’를 보내주는 식이다.



지난 3년 동안 ‘인비지블 칠드런’이 거둬들인 3000만 달러 가운데 불과 30%만 우간다 어린이들에게 쓰이고 나머지는 단체 홍보와 운용에 쓰였다는 점도 비판을 사고 있다.





◆신의 저항군(Lord’s Resistance Army·LRA)=우간다 북부에 아촐리족이 주도하는 독립국가를 세우겠다며 조셉 코니(Joseph Kony)가 주도해 결성한 반군 조직. 정부와의 내전 과정에서 우간다 북부와 서부의 민간인을 공격·약탈해 수만 명이 인신매매와 강간 등의 희생양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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