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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신 왕중왕’ 19세 박정환 아직 여자친구는 없어요

중앙일보 2012.03.09 00:00 종합 31면 지면보기
최철한 9단(왼쪽)과 박정환 9단 사이에서 윤지희 3단이 사회를 보고 있다.


5일 제주도 중문에서 열린 제14회 맥심커피배 결승 2국에서 박정환(19) 9단이 이겨 2대0으로 우승했다. 입신(入神·9단)만 출전할 수 있는 대회에 최연소 우승자가 출현했다. 박정환은 국내 59명의 9단 중 막내다.



패배한 최철한(27) 9단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약혼녀인 윤지희(24) 3단에게 물으니 “방에 혼자 있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활달한 성격의 윤지희는 결승전 TV 중계를 맡아 제주도까지 동행했다가 최철한 9단과의 결혼 소식(6월 2일)을 알리게 됐다. 그 부담 때문인지 최철한은 중반까지 필승의 형세를 이끌다가 단 한 수의 실수로 역전패하고 말았다.



윤지희는 그러나 약혼자를 위로하러 가지 않는다. 윤지희는 “지금은 매우 예민한 때다. 옆에 없는 게 도와주는 거다”라고 말한다. 바로 앞에선 우승자 박정환의 인터뷰가 열리고 있다. 하지만 그 역시 직전의 비씨카드배에서 중국의 16세 소년 미위팅 3단에게 지고 말았다. 그 얘기가 나오자 박정환은 “너무 괴로워 잠을 자지 못했다”고 침통해한다.



  최철한 9단이 저녁식사 자리에 나타났다. 최철한은 소주 몇 잔을 잇따라 비우더니 이런 말을 한다. “승부로 사는 사람에겐 미인보다 승부를 이해해 주는 사람이 필요한 것 같아요.” 듣고 보니 신부가 될 윤지희 3단 얘기다.



 박정환은 아직 여자친구가 없다. 실은 다른 어떤 것보다 관심이 많다. 그러나 여류기사회 회장인 김효정 3단은 “정환이가 세계대회에서 10번째 우승컵을 따내면 그때 여자친구를 소개할 생각”이라며 경계령을 편다. 이제 세계대회에서 한 번 우승한 박정환은 머리를 긁적일 뿐이 다.



  일류일수록 패배의 고통도 크다. 그러나 승부사라면 고통을 고마워해야 한다. 고통에 무감각해진다는 것은 승부 인생이 끝났음을 말해주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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