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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왜 밥을 않(?)먹을까

중앙일보 2012.03.09 00:00 경제 12면 지면보기
인터넷에서 검색하다 보면 “아이들이 왜 이리 밥을 않먹을까요” “않아픈 수술” “오늘은 실수 않했다” 등과 같은 문장을 흔히 볼 수 있다. 일반인뿐만 아니라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들이 작성한 뉴스에서조차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 유류세 인상 검토 않하고 있다” 등과 같은 사례들이 종종 눈에 띈다.



 이런 문장들은 ‘않다’의 ‘않-’과 ‘안’을 구별하지 못해 생긴 오류들이다. ‘않-’과 ‘안’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않다’는 ‘아니하다’의 준말이고, ‘안’은 부사 ‘아니’의 준말이라는 사실을 먼저 알아야 한다.



 ‘않다’는 “그는 사흘째 말을 않는다”에서처럼 혼자서 동사로 쓰이거나 “그는 식사 때 물을 먹지 않는다” “그는 그리 키가 크지 않다”처럼 동사(먹다)나 형용사(크다) 뒤에서 ‘-지 않다’의 형태로 쓰여 앞말의 내용을 부정한다.



 ‘않다’가 ‘아니하다’의 준말이므로 결국 ‘않-’은 ‘아니하-’다. 앞에 나온 문장들에 이를 바꿔 넣어 보자. “왜 밥을 아니하먹을까요”는 성립하지 않는다. 하지만 “왜 밥을 아니 먹을까요”는 말이 된다. 그러므로 이때는 ‘않먹을까요’가 아니라 ‘안 먹을까요’가 옳은 것이다. 이때 ‘안’은 부사이므로 띄어 써야 한다.



 ‘않아픈 수술’ 역시 ‘아니하아픈 수술’이 아니라 ‘아니 아픈 수술’이고 ‘실수 않했다’도 ‘실수 아니하했다’가 아니라 ‘실수 아니 했다’이므로 줄이면 ‘안 아픈 수술’ ‘실수 안 했다’가 된다. 뉴스에서 인용한 ‘검토 않하고’도 똑같은 이유로 ‘검토 안 하고’로 쓰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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