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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누가 죽었을까

중앙일보 2012.03.09 00:00 경제 12면 지면보기
<본선 8강전>

○·김지석 7단 ●·구리 9단



제5보(56~62)=싸움이라면 밥 먹기보다 좋아하는 김지석 7단도 흑▲의 독수에는 가슴이 서늘하다. 행마가 역행하고 있기 때문이다(일반적인 행마는 58 쪽에서 젖히는 것이다). 흑▲는 58로 나가면 59로 이단 젖힘 하겠다는 것인데 과연 이런 강수가 통한다는 것일까. 암만 봐도 백 쪽에 부가 있는 싸움이지만 그렇다고 100%는 아니다. 더구나 한 수에 목이 날아가는 상황이라 떨지 않을 수 없다.



 59에 대해 ‘참고도1’처럼 백1 끊고 3으로 느는 것은 안 된다. 흑이 4로 잡아준다면 7까지 할 만하지만 흑은 4 대신 ‘참고도2’ 흑1로 두어올 것이다. 백2엔 3의 절단으로 하변이 다 잡힌다. 김지석 7단은 너무도 당연히 60 쪽을 끊고 62로 뻗었다. 이 수상전은 흑이 안 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흑이 노리는 것은 무엇인가. 하변을 모조리 패 죽인다는 것은 곧 우변 대마를 잡겠다는 것인데 그게 가능할까. 김지석은 ‘안 된다’고 봤지만 구리 9단은 ‘된다’고 주장한다. 두 사람 모두 사활과 수읽기에 관한 한 세계 최고의 수준에 오른 사람들이지만 지금 이 순간은 완전 극과 극으로 갈라섰다. 그래서 가슴이 서늘한 것이다. 수읽기가 아무리 강하다 해도 못 보는 수는 있는 법이니까.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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