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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에너지든 위험은 있다 … 결국 결정은 국민이 하는 것

중앙일보 2012.03.09 00:00 경제 7면 지면보기
왼쪽부터 파차우리 UN IPCC 의장, 조석 지식경제부 2차관, 크레이븐스 미 과학전문 저널리스트.


8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는 원자력안전협의회가 개최한 ‘2012 에너지 미래 심포지엄’이 열렸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1주기를 맞아 관심은 자연스레 원자력 발전의 향방에 쏠렸다. 심포지엄 주요 참석자들이 따로 모여 원자력의 미래와 바람직한 정책 방향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는 조석 지식경제부 2차관, 라젠드라 파차우리 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 의장, 미국 과학전문 저널리스트(뉴요커지 전 편집인) 기네스 크레이븐스가 참여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1년
‘2012 에너지 미래’ 좌담회



 참석자들은 당분간 원자력을 대체할 만한 에너지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다만 원전에 더 튼튼한 ‘안전벨트’를 채우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주요 문답.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1년이 지났다. 한편에선 탈(脫)원전을 모색하고, 한편에선 원전 건설을 재개하는 등 국제사회의 흐름이 엇갈리고 있는데.



 ▶크레이븐스=독일이 원전에서 벗어나겠다고 선언했지만 실제로 이행할지는 불투명하다.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전기가 안정적으로 공급돼야 한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는 여전히 비싸고 불안정하다. 결국 원자력을 포기한다면 석탄·석유를 쓰는 발전소를 더 짓거나 프랑스 원전에서 생산된 전기를 수입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독일의 탈원전 선언은 정치적인 동기가 컸고, 현실적 제약으로 정책 노선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런 면에서 최근 미국이 34년 만에 원전 건설을 재개한 것도 앞으로의 흐름을 짐작하는 데 시사점이 있다.



 ▶조석=한국은 에너지에 관한 한 사실상 섬나라다. 부존자원이 없는 데다 전기를 수입할 수도 없다. 그런 면에서 에너지 안보가 대단히 중요하다. 단 한 시간이라도 전기가 끊긴다면 감당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과 함께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것도 에너지정책의 과제다. 2008년 발표된 에너지기본계획에서 화석연료의 비중을 줄이고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늘려 나간다는 방향을 제시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당장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은 원자력이다. 신재생에너지가 안정성과 경제성을 갖출 때까지 ‘가교 에너지’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IPCC도 원자력이 기후변화 시대에 유효한 에너지라고 평가하나.



 ▶파차우리=2007년 나온 IPCC의 4차 평가보고서에서 원자력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포괄적으로 조사한 내용이 있다. 당시 원자력이 전 세계 에너지의 17%를 충당하고 있지만 온실가스는 거의 배출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향후 원자력의 비중도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어떤 에너지든 문제가 있고 위험도 있지만 구체적 정책은 국가와 국민들의 결정에 달린 것이다.



 -하지만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커진 게 사실이다.



 ▶크레이븐스=원전의 안전성을 더욱 강화할 계기가 될 것이다. 자동차 운전자에게 안전벨트 착용에 이어 후방 카메라 장착까지 의무화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9·11 사태 이후 미국은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주도로 원자력 시설의 안전에 대해 집중적으로 검사했다. 테러 대비는 물론 홍수나 지진 등의 재해가 생기더라도 원자로의 냉각장치가 항상 가동할 수 있도록 비상 발전기 등을 갖추도록 요구했다. 미국이 원전 건설을 재개한 배경에는 이런 자신감도 자리 잡고 있다.



 ▶조석=사실 인류가 만드는 것 중 100% 안전한 것은 없다. 원전도 마찬가지다. 결국 안전성을 최대한 높이는 게 과제다. 후쿠시마 사고를 계기로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국민과의 소통도 늘려 가겠다.



 -언제쯤이면 신재생에너지가 경제성을 확보할까.



 ▶파차우리=IPCC가 164개국의 자료를 토대로 시나리오를 짜보니 2050년까지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11~77% 사이로 나왔다. 정책의지를 갖고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고, 규모의 경제를 이루면 77%가 될 것이고, 그러지 못한다면 11%에 머물 것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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